내 마음대로 골프
마루끝일기 23화
2025년 8월 6일. 내 마음대로 골프
오늘은 집에서부터 운동복을 입고 헬스장에 갔다.
운동복은 헬스장에도 있지만,
가방을 따로 챙기고 갈아입고 하는 게
요즘의 나에겐 괜히 번거롭다.
헬스장에 도착하니
실내골프 연습장 예약 대기 시간이 15분.
잠깐 기다리기엔 애매한 시간이라
러닝머신 위에서 10분을 뛰었다.
땀이 조금 맺힐 무렵,
“OOO님, 골프연습장 입장하세요”라는 알림이 떴다.
골프채를 챙겨 들고 연습장 안으로 들어섰다.
내 루틴은 단순하다.
9번 아이언으로 5분,
8번 아이언으로 5분. 7번....
딱 그 정도면 몸도 풀리고, 기분도 풀린다.
문제는—
내 스윙이 너무 ‘내 마음대로’라는 것.
가끔 내 공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웃길 때가 있다.
누군가 옆에서 보면
한 마디쯤 해주고 싶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예전엔 레슨도 몇 번 받아봤다.
하지만 그게 문제였다.
정확한 자세, 힘의 분배, 공의 위치…
이론은 알겠는데,
머리로 알고 있는 걸 몸이 따라가지 못하니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었다.
괜히 코치님 눈치 보게 되고,
스윙 하나 실패하면 자괴감까지.
나는 결국,
레슨이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 후로는 그냥
내 마음대로, 내 방식대로 친다.
비록 자세는 엉성하고
거리도 들쭉날쭉하지만,
공 맞는 소리에 기분 좋아지고
한 번쯤 잘 맞은 날엔 하루 종일 뿌듯하다.
골프란 게 참 신기한 운동이다.
익히고, 꾸준히 연습하면
진짜 어느 정도는 쳐진다.
하지만 나처럼
틈틈이 게으름을 피우면
실력이 아주 정직하게 떨어진다.
눈치 없이 공은 내 실력을 그대로 드러낸다.
요즘엔 가끔,
이렇게 스윙을 연습할 시간과 체력이
조금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서 진지하게 ‘파크골프’라는 걸 고민해 봤다.
공도 크고, 움직임도 덜하고,
실내 골프처럼 옷차림에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중장년에게 인기라는 말에
괜히 끌린다.
아직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골프가 주는 ‘공 맞는 쾌감’은
어쩌면 중독처럼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하면,
여유만 된다면
윤석열 부부처럼
집에 개인 실내골프 연습장을
설치해보고 싶기도 하다.
날씨 상관없이, 시간 구애 없이
하루에 10분이라도 스윙을 할 수 있다면
그게 얼마나 호사일까.
하지만 나는
평범한 소시민이니까.
월 정액 헬스장 안에서
운동복 챙겨 입고
15분 대기 후 40분 연습하는 게
내 현실이다.
그럼에도
그 짧은 시간 안에서
내 마음은 공과 함께 풀린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이 곧게 날아가는 순간,
그 짧은 쾌감 하나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조금은 가벼워진다.
오늘도 내 마음대로 골프를 쳤고,
내 마음대로 운동을 마쳤다.
그리고,
조금 더 부드럽게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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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슨은 스트레스, 그래서 나는 내 마음대로 골프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