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 창고 안전 교육 대참사
지난번 창고에서 ‘농기구 전쟁’이 벌어진 지 며칠 후, 집주인아저씨가 심각한 얼굴로 우리를 불렀다.
“다들 저번에 너무 난리였잖아. 그래서 오늘은 ‘창고 안전 교육’을 하겠습니다.”
마당 한가운데 테이블에 101호 아주머니, 102호 아저씨, 그리고 나(103호)가 나란히 앉았다.
아저씨는 진지하게 말문을 열었다.
“농기구는 농사를 위해 쓰는 거지, 무술 훈련용이 아닙니다.”
그러자 102호 아저씨가 속삭였다.
“나는 무술 훈련이라고 생각 안 했는데… 네가 먼저 곡괭이 휘둘렀잖아.”
“그건 네 낫이 내 쪽으로 날아와서 그런 거거든!” – 나.
집주인아저씨가 눈을 가늘게 뜨며 우리를 보더니, 손가락으로 ‘쉿’ 하고 조용히 하라고 했다.
아저씨는 창고 문을 열고 하나씩 농기구를 꺼냈다.
“이건 호미. 흙을 파는 데 쓰고, 절대 던지면 안 됩니다.”
101호 아주머니가 손을 들었다.
“던지면 왜 안 되죠?”
“그건… 맞으면 아프니까.” – 집주인.
순간 다들 웃음이 터졌는데, 아저씨는 꿋꿋하게 계속 설명했다.
다음은 낫이었다.
“이건 풀을 자를 때 씁니다. 이렇게 잡고, 절대 발 쪽으로 휘두르면 안 돼요.”
102호 아저씨가 중얼거렸다.
“그거 신발 끈 자르는 데 최고던데.”
결국 101호 아주머니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푸하하!’ 하고 터뜨렸다.
아저씨 표정이 굳더니, “웃을 거면 나가요.” 했지만 이미 교육장은 개그 무대가 됐다.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삽을 꺼냈다.
“삽은 땅을 파는 거지, 사람을 파묻는 데 쓰면 안 됩니다.”
그 말에 나는 무심코,
“아… 그럼 지난번 102호 아저씨 넘어졌을 때, 내가 파준 구덩이는…”
102호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며,
“야! 그거 때문에 내가 거의 타임캡슐 될 뻔했어!”
이쯤 되자 집주인아저씨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이고, 너희들은 그냥 교육이 안 된다.”
그런데 진짜 사고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아저씨가 시범을 보여준다고 곡괭이를 들고 땅을 내리쳤는데, 땅속에 묵혀 있던 오래된 수도관을 ‘쾅!’ 하고 건드린 거다.
순식간에 물이 ‘쏴아아 아!’ 솟구치더니, 마당 한가운데 분수가 생겼다.
다들 우왕좌왕하며 물을 피해 뛰는데, 101호 아주머니가 미끄러져 102호 아저씨 품으로 ‘쾅’!
그 충격에 102호 아저씨는 뒤로 넘어지며 삽을 공중에 ‘휙’ 던졌고, 그 삽은 정확하게 닭장 지붕에 ‘쿵!’ 떨어졌다.
닭들은 놀라서 ‘꼬꼬댁!’ 하며 난리 났고, 그 소리에 옆집 개가 짖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집주인아저씨는 수도관 막겠다고 창고에서 테이프를 가져왔는데, 황급히 꺼내다 보니 은색 테이프 대신 색종이 테이프를 들고 나왔다.
결국 물줄기는 전혀 막히지 않고, 오히려 분수가 알록달록하게 장식되는 희한한 장면이 펼쳐졌다.
결국 우리는 포기했다.
마당은 이미 작은 워터파크가 되었고, 사람들은 흠뻑 젖은 채 테이블에 앉아 컵라면을 먹었다.
아저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음부턴… 그냥 창고 문을 아예 잠가야겠다.”
하지만 101호 아주머니가 한마디 던졌다.
“아저씨, 문 잠가도 소용없어요. 비밀번호 0000이잖아요.”
순간 우리 셋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고, 아저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날 이후 창고는 ‘마당의 위험물 보관소’가 아니라 ‘웃음 제조소’로 불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