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웃긴 게 제일 웃겨

33화 – 마당 캠핑과 동네 강아지 난입 창고

그냥 웃긴 게 제일 웃겨 33화 – 마당 캠핑과 동네 강아지 난입

창고 캠핑 사건 이후, 우리 셋은 아예 창고 대신 마당에서 캠핑을 하기로 했다.
이제 농기구와 페인트 냄새 걱정도 없고, 햇볕 쬐며 라면도 끓일 수 있으니까.

그날 저녁, 우리는 테이블을 펴고 캠핑 의자를 가져왔다.
101호 아주머니는 각종 반찬과 삶은 감자를 세팅했고,
102호 아저씨는 막걸리 한 병을 들고 있었다.
나는 라면과 김치를 들고 와서 완벽한 ‘마당 캠핑 세트’를 만들었다.

“이제 우리만의 캠핑장이야!”
101호 아주머니가 웃으며 외쳤다.

그러나 바로 그때, 우리 마당에 이상한 기척이 느껴졌다.
“웅웅?”
101호 아주머니가 놀라 뒤를 돌아보니, 동네 개 한 마리가 마당 울타리를 넘고 있었다.

“아니… 누가 개를 풀어놨어!”
102호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 달려갔지만, 이미 개는 테이블로 달려들어 막걸리 병을 킁킁 냄새 맡았다.
그 순간 개는 막걸리 병을 쳤고, 병이 ‘탕!’ 하고 넘어지며 라면 냄비에 떨어졌다.

“으악! 라면!”
우린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개는 당황한 듯 물을 뺨으로 튀기며 도망쳤고, 라면 국물은 마당 바닥에 흩어졌다.

그때 101호 아주머니가 냅다 수박 한 조각을 던졌다.
“얘야, 이거 먹고 가!”
하지만 개는 수박을 물고 달려가며 테이블 옆 의자 하나를 쓰러뜨렸다.
그 소리에 102호 아저씨가 들고 있던 막걸리 컵도 쏟아졌다.

마당 한쪽에서는 흙탕물과 라면 국물, 막걸리가 섞여 작은 ‘미니 연못’이 생겼다.
“우리 캠핑, 벌써 폭포 생겼다!” – 나
우린 모두 허둥지둥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 집주인아저씨가 트럭에서 뛰어나왔다.
“야! 또 개가 왔어?”
우린 한 손으로 라면 냄비를 들고, 한 손으로 막걸리 컵을 받치며
“아저씨, 그냥 자연 친화적 캠핑이에요!”
라고 말했다.

아저씨는 황당한 표정으로 마당을 둘러봤다.
라면 냄비, 쏟아진 막걸리, 쓰러진 의자, 흩어진 수박 조각, 그리고 개 한 마리.
“이게… 자연 친화적이라니?”
웃음을 터뜨리려다가도, 얼굴에 놀람과 한숨이 섞여 있었다.

101호 아주머니는 침착하게 말했다.
“아저씨, 오늘은 개도 초대손님이에요. 우리끼리 캠핑 즐기고, 개랑도 나눠 먹으려고요.”
102호 아저씨는 개를 부르며 막걸리 한 모금만 조심스럽게 줬다.
나는 라면 한 젓가락을 개에게 슬쩍 건네며,
“얘야, 이번엔 깔끔하게 먹어라” 했다.

결국 개는 우리 옆에 앉아 라면과 수박을 조금씩 훔쳐 먹으며,
마치 ‘마당 캠핑 보조 요원’처럼 행동했다.

그날 밤, 우리는 마당에서 웃음과 음식, 그리고 예상치 못한 동물 손님과 함께 캠핑을 즐겼다.
집주인아저씨는 멀리서 흐뭇하게 웃으며,
“다음부턴 창고 대신 마당에서 하는 게 제일 안전하겠다”라고 중얼거렸다.

그날 이후, 우리 마당 캠핑은 매주 정례화되었다.
그리고 동네 개는 ‘마당 캠핑 공식 회원’으로 등록되었다.
우린 라면 끓이며 웃고, 개는 막걸리를 피하며 도망치고,
마당은 매번 폭소와 음식 잔해로 가득 찼다.

그렇게 마당 캠핑은 점점 ‘괴산읍 최고의 웃음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알았다.
웃기고 즐거운 순간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사건과 함께 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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