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이 결정되고 이삿짐을 어떻게 꾸릴까 고민을좀하다어차피사람사는거다똑같겠지싶어낡은 살림들그냥 두고 홀가분하게 가기로했다.2016년 여름은 정말 너무 더웠고, 우리 집은 에어컨이 없었고, 나는 절대 안정이 필요한 요주의 임산부였다고변명하고싶지만그냥아무생각이없었던걸로.
들고 온 것들
미국 아파트엔 사는 데 필요한 건 다 있다고 해서 가구는 멀쩡한 것들로만추렸다.식탁/소파/협탁/주방찬장 정도. 변압기 사용은 하고 싶지 않아서 가전제품은 110V/220V 겸용만 챙겼더니 노트북/휴대폰/이발기/면도기/070전화기/공유기만 남았다. 아파트에 들어와 보니 세탁기/건조기/냉장고/오븐/전자렌지/식기세척기가 빌트인이라서 대형가전을 들고 왔더라면 당황스러울 뻔했다.
주방용품은 쌀독/뚝배기/그릇 도합서른 개 남짓 이삿짐에넣고, 침구류는 스프레드 3장/거위털 이불 세트/손님용 침구/담요 2개 정도만 챙겼다.
책은 다시 읽을 것 같은 것만 모아 200권 정도로 묶었고, 옷은 멀쩡하면 다 넣었다.물려받거나선물 받거나구매한 아이 옷/침구/유모차/욕조/기저귀쓰레기통 등도 같이 가져왔다.
가져가지 않은 많은 것들은 상태에 따라 버리거나, 기부하거나, 부모님께 드리거나, 지인에게 보냈다.
항공편 이삿짐에 침구 한 세트 있어서 며칠 이렇게 잤죠
가져왔더라면 좋았을 것들
침대와 서랍장
우리 침대는 낡아서 그냥 버리고 왔는데여기선어디서 사야 하는지 정보가 별로 없어서 매트리스 전문점 몇 개를 돌아보다가 결국은 IKEA에서 다 구매했다. 자차로 운반할 수 없는 크기라서 배송비를 지불하고 집으로 배송받아서 반나절을 낑낑대며 조립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서 새로 사서 이삿짐으로 보냈으면 이런 번거로운 일은 없었을 것을. 몇 달 지나 정신 좀 차리고 보니 CRATE&BARREL이나 west elm 같은 매장 가서 완제품 골라 배송시키는 방법(물론 IKEA보다 몇 배 비싸죠)도 있는 거였는데 막 도착해서는 워낙 정보가 없어서 몰랐다.
처음 살던 아파트에는 붙박이장이 2개 있었는데 겉옷을 정리할 수 있는 정도였고, 자주 입는 티셔츠나 속옷 등을 넣을 서랍장이 꼭 필요했다. 미국 아파트엔 옷장 있다고 해서 서랍장도 나눠주고 왔건만. 다시 IKEA에서 침대 프레임과 같은 계열로 5단 서랍장을 들여서 열심히 조립해서 쓰고 있다.
미국 내 거주할 집이 정해져 있고 이사비용이 지원되는 상황이라면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가구는 다 들고 오면 좋다. 단, 아파트나 하우스 모두 방에는 붙박이장이 있으므로 큰 장롱은 들고 오지 마시길.
아동도서
아이가 읽을 책이라곤 초점책과 보드북 몇 권만 넣어 이삿짐 싼 엄마는 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와서 보니 여기선 중고 사기도 어렵고 새책 가격은 한국보다 최소 1.5배. 배송비용이 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한국에선 싸게 살 수 있다는 걸 아니까 선뜻 사기 망설여진다. ('아이북파크'라는 미주 어린이 서점이 있으므로 급하면 여길 이용할 수 있어요)
우리는 영어책 몇 권 사서 읽어 주다가 1년 반 만에 한국 갔을 때 중고서점에서 100여 권 정도 아이 책을 사서 비행기 수화물로 두 박스 가져왔다. 그땐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었는데 1년 정도 지나니 또 책이 모자람을 느끼고 있어서 한국에 나가면 네 박스는 사 와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미국 거주기간을 생각해 보고 새책이든 중고책이든 아이 연령에 맞춰 다양하게 사 오면 좋을 것 같다.
다양한 육아용품
이삿짐 쌀 때 난 왜 몰랐을까 한국에서만 파는 필수 육아용품이 있다는 것을. 괜찮다. 정보에 무지한 대가는 다른 것으로 치르면 된다. 해외배송이라는 돈으로...
아직 이삿짐을 싸기 전이고, 곧 태어날 아이 또는 신생아가 있다면 이것들은 꼭 고려해 보시길.
이유식 시작하면 쓸 횟집 비닐, 잼잼몬스터 치발기, 팩트형 유아 선크림, 촉감놀이용 김장 매트, 가루 타입 이유식!
아이 옷
배넷저고리와 내복만 몇 개 가져왔고 옷은 미국에서 사 입혔는데 한국에 가 보니 아이들 옷이 참 예쁘고 아기자기한 게 많았다. 한국에서 건너온 옷 입고 나가면 미국 사람들도 예쁘다고 자주 물어본다.
당분간쓸생필품
정착 초기엔챙겨야할일도많고구매할것들많은데생필품도다모르는것들중에서골라야하니은근히신경이쓰인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을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여유분을 갖고 오면 정착 초기 스트레스를 좀 줄여줄 수 있다. 난 적당한 화장실 휴지를 찾느라 여러 브랜드를 전전했다.
휴지/치약/칫솔/화장품/목욕용품등 자잘하게 익숙한것들이있으면이낯선곳에서약간의안정감을주기도하고 고르고 구매하는 시간을 안 써도 되니까이사비용이지원되는상황이라면가능한많이가져오는 걸 추천한다.
왜 가져왔나 했던 것들
누가 나이키/아디다스 신발미국이 비싸다고 그릇된 정보를 주었나요. 한국에서 7만 원짜리새 신발 사서 들어왔는데 30달러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신발도 아주 많다.
남편은 회사에서 입을 일이 있을까 봐, 나는 어떤 격식 차리는 자리에 갈 일이 있을까 봐 정장류 옷을 다 들고 왔는데 단 한 번도 입지 않았다.정장넣을공간에편하게입을티셔츠나여러벌사서넣어올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