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CDC에서 공공장소에서는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천을 착용하길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이 나라 대통령은 어쨌든 권고하지만 난 쓰지 않겠다고 말인지 뭔지 모를 얘길 덧붙였지만. 그래, 어쨌든 난 이제 마스크 쓰고 마트 갈 수 있겠군! 그래서 일요일에 당당히 일회용 마스크(N95, KF94 그런 거 아닌 그냥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고 마트에 갔다. 오랜만에 갔더니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 출입문이 하나만 열려 있고 입장 인원도 제한하고, 계산대에 투명판도 세워 놓고 대기선도 넓게 그려 놓았다. 하지만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고, 정육코너 직원들은 하하호호 계속 얘기하며 내 고기를 포장한다. 고기는 익히니까 괜찮아, 마음을 다스린다.
달걀은 두 팩만, All purpose flour 다 어디 갔니.
온라인 주문으로는 계속 품절(입고된 시점엔 배달 타임을 못 잡고)이라 사지 못한 물건들이 있어서 직접 장을 보러 간 것인데 몇 가지는 구매할 수 있었고 밀가루는 결국 사지 못했다. 여기선 이게 주식이라 그런지 이스트도 구하기 어렵게 된 지 오래다. 다시 온라인 주문을 열심히 해보는 수밖에.
현재 미국은,
4월 6일 미국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
동부에서 서부로 뭔가 옥죄어 오는(The New York Times)
한 달 전에 글을 쓸 때만 해도 워싱턴주가 심각하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뉴욕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쏟아져 나오고, 뉴욕과 인접한 주의 확진자 숫자도 무서울 정도다. 4월 6일 현재 확진자는 365,525명, 사망자는 10,925명. 한국처럼 무증상자도 검사한 수치가 아니므로 실제로는 훨씬 더, 아주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번질 수가 있나. 2월 말에 확진자 증가 추세가 나타났을 때라도 마스크 쓰라고 했으면 저 숫자는 1/10로 줄어들었을지도 모르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위 그래프를 보면 확산속도가 조금은 둔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주에서 Stay at Home 명령을 내린 상태로 3주 정도 지났고 사람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열심히 하고 있어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의 재택근무는 4월 말까지 연장되었고, 학교는 이번 학기 통째로 닫기로 했다고 한다. 이런 시대를 살아본다. 아이도 어른도 어디도 가지 못하고 친구들도 못 만나고 집에서 오직 가족끼리 온 시간을 보내는 시절. 이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끝나고 나면 끈끈한 가족이 되어 다른 무엇보다 "우리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런 문화가 확산되지 않을까? 안전하고 바람직하게.
집앞 아주 작은 공원도 놀이터도 출입금지
Stay at Home이 언제 풀릴지 모르겠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두 모두 지켜서 동네 놀이터나 작은 공원은 출입금지 좀 풀리면 좋겠다. 안에 누가 먼저 놀고 있으면 다음에 가고.우리 충분히 그럴 수 있잖아요 자발적으로? 노란띠 두른 놀이터도 슬프고 그걸 보는 아이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