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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a May 06. 2022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코로나 너어어어어

아주 오랜만에 남편과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가볼까 싶어 아침은 거르고 나갈 준비를 하던 참이었다. 아이 반에 확진자가 나왔으니 당장 아이를 데려가라는 문자가 왔다. 헐레벌떡 데리러 갔더니 아이는 왜 점심도 못 먹고 집에 가냐며 울상이다. 코로나에 걸린 친구가 있어서 프리스쿨 쉬기로 했다고 설명했더니 아이가 한 친구 이름을 말했다. 그 친구가 아픈 거 같았냐 물으니 기침을 자꾸 해서 선생님이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코로나 검사(집에서 몇 번 해본 터라 뭘 하는지 알아챈 듯)를 했단다. 자가진단키트로 양성이 나와서 급하게 하교 지침이 내려왔었나 보다.

한 달 동안 애 코를 몇 번을 찌른 거야...


프리스쿨에 다닌 이후 다섯 번의 휴교를 했다. 작년 9월 선생님이 확진되고 한 번, 올해 1월에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을 때 어린이들이 확진되고 두 번, 3월에 어린이가 확진되고 한 번, 4월에 어린이가 확진되고 또 한 번 일주일씩 쉬었다. 지난주에는 방과 후 교실 직원이 확진되어 휴교는 하지 않고 해당 학생들만 하교시키기도 했다. 프리스쿨의 다른 반들도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두어 번 휴교를 했는데 아이의 반에 유독 확진자가 많이 나오긴 했다. 그 와중에 아직 걸리지 않은 우리 아이가 운이 좋다고 해야 하려나. 


이번 주는 Teacher Appreciation Week여서 주말에 아이와 같이 카드를 쓰고 기프트카드를 준비했는데, 월요일 오후부터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코비드 테스트는 음성인데 아이가 감기인 것 같아서 학교는 못 갈 것 같다고 이메일을 보내고 화요일은 학교를 쉬었다. 열은 해열제로 금방 잡혔는데 콧물이 시작됐다. 그리고 기침도. 다행히 자가 키트로는 계속 음성이고, 어린이용 기침감기약을 하루 먹고 다 나아서 오늘 카드들을 들고 웃으며 등교했다.


마스크 의무 착용이 폐지되면서 이곳은 모든 게 끝난 듯한 분위기다. 활짝 웃고 떠들고 모두들 밝아 보인다. 사람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도 좀 무뎌져서 가끔 마스크 없이 카페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가 마스크 쓰라고 주의를 준다. 그래 아직 끝나지 않았지. 바이러스는 여전히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고 가끔씩 주변에 확진자를 만들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니까. 끝날 때까지 나도 열심히 방어해볼게 이 끈질기고 지긋지긋한 코로나 씨.



+ 표지 Photo by Alireza Khatam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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