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④]

타인을 설득하는 방법

by 실전철학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라는 곳은 한시도 쉬지 않고 여기저기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히고 있는 현장인 것 같다. 현 시대를 이끈 거대한 통념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각자의 의견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그 의견이 맞음을 증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는(?) 그런 시대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떤 일을 해내거나 어떤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해야만 하는 상황이 필수적으로 따라붙게 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설득이란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거나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상대)에게 자신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도록 알아듣게 여러 가지 방면으로 깨우쳐 말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설득의 기법이라고 여러 가지 조언들이 있는데 ‘근거를 많이 준비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잘 가져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들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실제 설득에 있어서 온갖 정확한 자료로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 보아도 진전이 없다. 아무리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 보아도 결국 상대방은 ‘그건 네 생각이고~!’ ‘내 생각은 이래!’ 하며 무위으로 돌아가게 된다. 설득이 실패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생각을 내려놓지 못한다’ 는데 이유가 있는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내 생각이 절대로 옳기 때문에 상대방이 반드시 따라와주어야 한다.!‘ 는 기본자세가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있어 커다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설득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에서 모리 타헤리포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협상학 교수와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여 공유해 본다.


모리 타헤리포어 교수가 21세일때 그가 맡은 업무 중 하나는 주사제 마약, 매춘 등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HIV의 위험성에 대해 알린 후, 사람들에게 HIV 검사를 받으라고 설득하는 일이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당연히 설득은 쉽지 않았다. 타헤리포어 교수가 만난 한 10대 소년은 콘돔을 쓰지 않으면 HIV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는 내용을 납득하지 못하며, 교수에게 "HIV 양성 판정을 받으면 얼마나 살 수 있는가?‘ 를 물었다. 타헤리포어 교수는 "HIV에 감염된 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약 5년에서 10년 뒤 에이즈가 발병하고 치료의 가능성이 없다.’며 죽음의 위험을 알렸다. 하지만 소년은 오히려 "우리 동네에서는 당장 내일 총 맞아 죽을 수 있는데 굉장히 오래 사는 거네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때 타헤리포어 교수는 상대방 입장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전까지는 개인을 설득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한다.

중국 전국 시대 한비 등이 쓴 책으로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의 세난편(說難篇)’에서 설득의 어려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대체로 유세(遊說)의 어려움이란 나의 지식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또한 나의 변설(辨說)로 상대방에게 나의 의사를 철저히 하거나 자기가 말할 바를 종횡무진으로 다 말하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다. 대체로 유세의 어려움이란 상대방의 심정을 통찰하고 상대방의 심정에 내가 말하고자 한 것을 잘 끼워 맞추는 일이 어려운 것이다.’


설득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WIN-WIN 게임의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 같다. 타인의 이익을 헤치지 않으면서 내가 의도한 바를 관철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 어느 사회적적 대화보다 난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결국 설득이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 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한 다음에, 상대방의 입장에 맞도록 내 의견을 적용하는 것이지 내 의견을 강요하거나 따르게 함이 아닌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에 맞추어 설득을 하다보면 일의 결과가 원래 내가 의도했던 방향에서 조금 벗어날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전체적인 관점에서 타인을 설득하여 일의 진행이 되게 된다면 그 자체가 커다란 이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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