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는 자세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에는 해마다 수많은 신인들이 슈퍼스타의 꿈을 꾸며 신인 드래프트의 문을 두드린다. 프로야구 드래프트와 관련하여 2005~2017년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는 9,940명이고 이 중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1,141명이었다고 한다. 입단 확률은 10.8%, 1군 무대에 단 1경기라도 출전할 확률은 6.07%로, 고교, 대학생 선수 100명 중의 94명은 프로 1군 무대를 못 밟아본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그리고 신인이 프로야구팀의 주전 선수가 될 확률은 0.68%로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주전이 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인 프로야구에서 ‘연습생 신화’, 또는 ‘2라운더의 기적’이라 하면서 눈에 띄지 않던 선수가 주전으로 활약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기존 주전선수의 부상 등으로 공석이 발생되었을 경우, 무명의 선수가 대타로 들어가 누구도 기대치 않던 활약을 펼침으로 인해 주전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케이스다. 이런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게 되면 ‘언제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질지는 모르나, 기회가 주어질 경우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현대사회가 점점 폐쇄적으로 변해감에 따라 기득권들에게 기회가 우선적으로 부여되고 있으며,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기회에 대하여 대다수의 약자가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고착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약자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약자의 경우는 끌어주는 배경이나 사람이 없기에 드물더라도 기회를 만나게 되면 그 기회에 주어진 과업을 틀림없이 완수해 내야지만, 인정을 받고 다른 기회에 도전할 수 있는 일종의 자격을 부여받게 된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약자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별로 없으니 일단 소중한 기회를 만나게 된다면 약자는 자신이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바로 그 기회를 통해 증명해야만 한다. 자신이 효용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 내지 못한다면 약자에게는 다음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혹, 재도전의 기회를 만날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마치 프로야구에서 신인이 대타로 들어섰는데 바로 안타 등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다시 벤치나 2군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약자가 자신의 쓰임새를 증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별다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평소에 꾸준히 준비를 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것 같다.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다면 기회가 오더라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젠가 올 기회를 기다리면서 약자는 항상 준비를 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기에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기회라는 것이 어느때 찾아올 지 모른다는 것에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남들이 안보는 곳에서 힘들게 준비 했지만 결국 기회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하며,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준비해온 것이 결실을 맺을 수도 있고 허무하게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오지도 않는 기회를 바라보며 계속 준비만 해야 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가혹한 인생의 과정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는 다고 그냥 지금 이 모습 이대로 사는 것보다는 나중에 좌절할지 언정 그래도 무엇인가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좀 더 나은 삶의 자세인 것 같다.
누구는 수월하게 기회를 얻어 빠르게 성장하는데, 약자는 죽어라 준비해야 하는 불공평한 상황에 분노할 수도 있다... 어쩌겠는가... 이것이 불합리하지만 현실인 것을... 그리고 불합리한 현실에 대해서 항상 싸워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