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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경 May 10. 2018

Hope to Nope, 런던디자인미술관은 지금

Graphics and Politics 2008-2018

런던 소재의 디자인미술관에서 3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Hope to Nope : Graphics and Politics 2008-18>이라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크게 3가지 세션으로 나뉘는데 'Power', 'Protest', 'Personality'가 그것이다. 전시는 첫번째로 2008년 오바마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위해 Shepard Fairey가 디자인한 Hope 포스터와 그것을 모방하여 만든 트럼프의 Nope 포스터 패러디를 대조시킨다. 아래 전시 서문과 함께 어떤 그래픽물이 전시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전시 서문 중)

격동의 시기이다. 2008년 외환위기 이래로 사람들은 이전 세대보다 더욱 정치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래픽디자인은 선거 캠페인 포스터에서 시위성 배지까지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이를 통해서 우리의 정치적인 희망과 공포를 표현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또한 소셜미디어가 증가하는 시기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플랫폼은 정치적인 그래픽물이 퍼지는 것이 훨씬 용이하도록 했다. 전반적으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형태는 인터넷 밈(특정 메세지를 전하는 그림, 사진, 또는 짧은 영상으로 재미를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함)과 같은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흡사 바이러스처럼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다. 이제 누구나 정치적인 그래픽물을 제작할 수 있으며, 그것들은 전 세계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이하 생략)


[Power] Section

민족국가, 정치적인 캠페인, 기업은 그래픽 디자인을 권위를 세우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이 같은 심볼은 기득권 층의 반대진영으로부터 놀림당하거나 공격받음으로써 전복될 수 있다. 정치적인 아이코노그래피는 점점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다.


깃발에서부터 화폐에 이르기까지 독립국가의 상징물은 정체성을 확립하고 적절한 권력을 갖는데 있어 필수적이다. Kosovo와 같은 신진 국가 뿐만 아니라 이슬람의 테러조직체들에게 있어서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존재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정치적인 풍경에서, 전통적인 그래픽 디자인은 그 한계를 가진다. 힐러리 클린턴의 명민했던 2016년 대선 캠페인 로고는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야구모자가 백악관에 들어가는데 있어서 상대가 되지 못했다. 


우리는 비주얼 세계에 살고 있다 - 그래픽디자인은 도처에 있고 쉽게 전용된다. 소셜미디어와 함께, 하나의 이미지는 온라인으로 들어선 순간 제작자와 독립된 삶을 살 수 있기에 그래픽 심볼은 전용되기에 취약하다 - 코카콜라의 'Coke' 로고는 그린피스의 플라스틱병 반대 캠페인에 의해서 'Choke(질식시키다)'로 바뀌었다. 


권력을 주장하거나 전복하는 이러한 그래픽 예시들을 4개의 서브 테마 안에서 탐험해보자: 프로파간다, 경계, 브랜드, 캠페인


Britain Stronger in Europe campaign identity, UK, 2015/16Brixtopia project materials, London, 2016(좌) / Brixton Pound currency, London, 2009 (가운데)

브랜딩 전문가들 North는 공식적인 'remain' 캠페인 물품을 영국의 EU 선거를 위해서 디자인했다. 이 팀의 컨셉은 'in'이라는 단어와 영국 국기인 유니온잭 간의 시각적인 유사성을 통해 투표자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것이다. 클라이언트는 캠페인 티셔츠와 가방에서 보여지는 가장 전통적인 디자인을 선택했다. 디자인적 측면에서는 성과를 거둔 반면, 몇몇 비판자들은 감성적으로 투표자들과 연결짓는 것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Design: North / Client: Britain Stronger in Europe / Loan: Courtesy of the designer


Britain Stronger in Europe campaign identity, UK, 2015/16Brixtopia project materials, London, 2016(좌) / Brixton Pound currency, London, 2009 (가운데)

2016년, 브릭스톤 파운드*(하단 설명)의 창작자이자 지역 디자인 회사인 This Ain't Rock'nRoll은 부차적인 프로젝트인 Brixtopia를 론칭했다. 그들은 브릭스톤을 넘어서 아티스트와 커뮤니티의 가치 확장을 겨냥하고, 분열된 정치적 시기 동안 창의성과 열정을 기념하는 것이었다. '마음 속의 국가'로 묘사된 바와 같이 이 프로젝트의 많은 핵심적 그래픽 요소-그들만의 국기, 메니페스토와 타입페이스-들이 국가와 결부된다. 이 프로젝트는 런던디자인페스티벌, 빅토리아앤알버트뮤지엄, 테이트모던에서 창의적이고 정치적이자 포괄적인 이벤트를 조직했다.   


런던 서부, 250여개의 비즈니스 기업이 있는 브릭스톤은 가운데 사진에서 보이는 화폐를 영국 파운드화와 병행하여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수용했다. 이들은 거주민들과 로컬 비즈니스 사이에서 이 화폐가 유통되도록 유지하므로써 지역 경제를 지원하는 것을 상상했다. 볼드한 디자인과 컬러풀한 문구는 데이비드 보위(*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와 같은 지역의 영웅을 상기시키고 브릭스톤의 문화를 기린다. 지그재그 디자인은 지역의 랜드마크인 경계석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통적인 화폐처럼 브릭스톤의 파운드는 도용을 막기 위해 워터마크와 엠보싱된 숫자를 포함하고 있다. 

Design: This Ain't Rock'n Roll / Loan: This Ain't Rock'n Roll and #BodyPolitic


Politics and technology

인쇄기에서부터 시작된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창조되고 분배되는 방식에 언제든 영향을 끼친다. 지난 10년은 또다른 주요한 변화가 보여지고 있는데, 인포그래픽 도큐먼트가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부상하고 정치적인 이벤트의 열쇠로 중요한 역할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은 그래픽디자인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타입의 커뮤니케이션(GIF파일 형식의 움직이는 이미지와 밈)을 가져왔다. 밈은 비주얼 모티브-보통 하나의 이미지, 하나의 슬로건, 하나의 비디오-로서 한번에 온라인에 바이러스처럼 확산된다. 소셜 미디어는 도달을 가속화시키고 그래픽 메시지의 영향력을 증가시킨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하도록 콘텐츠를 제공하기에 종종 민주적인 도구로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특히 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통제나 잘못된 정보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인포그래픽 설명]

1991 

- 인터넷이 대중들에게 개방됨

2001 

- 위키피디아 런칭(2018년 기준 5.5백만개의 기사와 32백만명의 영어사용자 에디터 보유)

2005 

- 유튜브 런칭(2018년 1.5천만명 월별 사용자 보유)

2006 

- 페이스북 런칭(2018년 기준 2천만명 월별 사용자 보유)

- 위키Leaks 런칭

- 러시아 소셜 네트워크 VK 런칭(2018년 기준 95백만명 월별 사용자 보유)

- 트위터 런칭(2018년 기준 330백만명 월별 사용자 보유)

2007 

- 아이폰 1세대 등장

- 최초의 트위터의 해쉬태그인 #Barcamp가 Chris Messina에 의해 기록됨

2008 

- 오바마의 미국 대선 캠페인은 8백만달러를 소셜미디어에 사용함, 1억명의 마이스페이스 팔로워 보유

2009 

- 이란의 Neda Agha-Soltan이 총에 맞아 24시간 이내 숨졌음, #Neda는 트위터에 3번째 상위 검색어에 올랐고, 오늘날까지 유튜브 비디오 원본은 1.5백만번 시청되었음(*Neda는 대선 부정행위 항의시위에 아버지와 함께 참여했던 16살 소녀)

- 왓츠앱(WhatsApp) 암호화된 메세지 서비스 런칭(2018년 기준 1.5천만명 월별 사용자 보유)

2011 

- 4.5천명의 계정에서 #OccupyWallStreet를 포함한 트윗을 1.8백만개 전송함

- Sukey 앱이 런던 시위와 경찰의 작전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런칭됨

- 중국 메세지 서비스 위쳇 런칭(2018년 기준 1천만명 월별 사용자 보유) 

- 블랙베리 메세지 서비스인 BBM이 Arab Spring(아랍의봄 *2010년 튀니지에서 시작하여 아랍, 중동, 북아프리카로 확산된 반정부시위운동)의 조직과 Occupy movement(*2011년 시작된 월스트리트 점령운동, 우리는 99%다! 라는 슬로건을 사용함)의 행동을 돕기 위해 사용됨

2012 

- 이집트 대통령 Hosnl Mubarak 사임, 정권 변화 관련하여 트윗 2,300개(퇴임 일주일 전)에서 하루 만에 230,000개로 늘어남

- Kony 2012라는 우간다 군지도자에 관한 영화가 유튜브에서 93백만번 시청되었음, '슬랙티비즘(slacktivism)'을 촉진한 것에 대하여 이후에 비판됨(*슬랙티비즘: Slacker(게으른 사람)+Activism의 합성어로 게으른 행동주의를 뜻함)

2013 

- 마이스페이스 런칭(2016년 기준 15백만명의 월별 사용자 보유)

- 터키의 탁심광장 시위와 연관된 #OccupyGezi가 트위터 상에서 160,000회 언급됨

- 미국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청소년에게 치명적인 총상을 입힌 사건에 대해 퍼거슨시에서 무죄로 판결내린 후 10,000개에서 93,000개로 #BlackLivesMatter 트윗이 증가함

- 메세지 어플 텔레그램 런칭, ISIS의 핵심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됨(이후 IS)

2014 

- IS와 연관된 뉴스 어플 Amaq 런칭

2015 

- 파리에서 Charlie Hebdo 매거진이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은 다음날 #JeSuisCharlie이 분당 6,500회 트윗되었음

2016 

- 난민을 위한 Ankommen 어플 런칭, 5개의 언어로 사용 가능하며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지 않음

2017 

-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대한 전지구적 반응 #WomensMarch를 포함한 11.5천만명의 트윗 생성

- 영국 노동당의 네트워크 Momentum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선거기간 동안 23.7만번의 조회수와 영상 조회수 12.7만회를 기록함

- 페이스북에서 성희롱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하루만에 4.7만명의 사람들에게 12만회의 #MeToo가 포스팅됨

-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선거기간 동안 120개의 러시아 가짜뉴스 페이지를 생성 및 8만건의 포스팅이 126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에게 도달했다는 것에 대하여 인정함


[Personality] Section

권력지향적인 리더들은 때때로 자신 대한 인격적인 숭배를 조장하는데, 이러한 묘사는 아티스트들에 의해 풍자와 전복으로 표현된다. 이번 섹션에서는 잘 알려진 정치인들이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이미지 뒷편에서 숭배화되거나 악마로 묘사되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지난 10년동안 모든 정치인들 중에서 도날드 트럼프의 이미지는 아마도 가장 풍자화된 그래픽 아이콘일 것이다. 다른 곳에서 리더의 이미지는 국가의 프로파간다를 통해 조심스럽게 구축된다. 예를 들어, Recep Tayyip Erdogan(현 터키대통령), 김정은, 블라디미르 푸틴은 공식적으로 카리스마 있는 국가적 리더로 표상화된다. 그러나 영국 노동당 대표인 제레미 코빈은 2017년 선거기간 동안 영국 미디어에서 종종 비난받아왔음에도 일반인으로 리브랜딩 되어 그의 이미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대조적으로 익명의 정치도 있는데,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활동가와 해커들의 정치적 활동은 가이 폭스데이의 웃는 가면 뒤에 숨어서 일관되게 익명성을 가진다. 그 가면은 저항의 상징으로서 역사적인 캐릭터로 채택되었다. (이하생략)


The 2Vth (Anonymous Pharaoh) artwork, Egypt, 2011

파라오 투탕카멘과 익명의 가면을 결합한 이집트의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Marwan Shahin은 <아랍의 봄> 시위 기간 동안 시위자들이 Hosni Mubarak 대통령에 대항한 이후 즉시 스트리트 아트의 일부로 제작하였다. 이 이미지는 2014년 발간된 책인 <Walls of Freedom: Street Art of the Egyptian Revolution>의 표지로 사용되었으나 이집트 정부당국에서 정권 비판적인 콘텐츠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금지되었다. 


Artist: Marwan Shahin



[Protest] Section

바야흐로 시위의 세기이다. Occupy Movement와 <아랍의 봄>에서부터 최근의 Women's Marches에 이르기까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대중 민주주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여기에 프로페셔널 그래픽 디자이너와 아마추어들은 그들의 기술을 사용하여 변화를 가지고 왔다.


전통적인 시위의 미디어인 포스터, 배너, 현수막, 배지는 이제 디지털화되어 제작되고 공유될 수 있으며, 대중들에게 도달 및 공명하면서 확장된다. 몇몇 시위성 그래픽물의 권력은 그들의 다양성에서 연루한다 - 2017~18년 Women's Marches에서 위트있는 거대한 수제 현수막이 다양했던 것처럼. 다른이들은 소통을 위해 비주얼적 반복을 사용한다. 2015년, 수백만명이 사용한 'Je suis Charlie' 아트워크는  파리의 <Charlie Hebdo> 매거진 테러에서 죽은 이들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온라인으로 공유되었다.


많은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그들의 정치적 믿음에 봉사하기 위해 자신의 기술을 사용한다. 논쟁을 환기 시키기 위해서, 아니면 교육시키기 위해서 디자인을 사용하면서, 그들은 메인 스트림 미디어에 대한 대안적인 내러티브를 종종 생산한다. Occupy movement에 의해 생산된 자료표나 뉴스와 같은 것들이 그 예시이다. 이 작업들은 어떻게 디자이너들이 정치적인 시위에서 목소리를 냄(cut through the noise)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Make America Great Again cap, US, 2015 / Magazine cover caricatures of Donald Trump, Global, 2014


(왼쪽 이미지) 이 야구모자/화물운전수 모자는 2016년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상징으로 규정되었다. 디자이너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Times New Roman 기본 서체는 이 모자가 표준 공장 생산 방식임을 보여준다. 초기에는 미디어에서 조롱당했으나 이 모자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의 감성을 사로잡았고 그를 'everyman' 후보자로 포지셔닝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2015년 6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대선캠프는 여론조사보다 이 모자에 더 많이 캠페인을 펼쳤다.


Manufacturer: CaliFame


(오른쪽 이미지) 이제 도널드 트럼프의 구별되는 헤어스타일, 태닝피부, 긴 빨간색 넥타이, 배기 블랙수트는 팔레트 위에서 인식 가능한 비주얼 심볼로서 이미지 메이커들에게 제공된다. 연대순으로 진열된 일러스트 매거진은 트럼프가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자로 되었을 때부터 취임식과 대통령 임기 기간 동안을 다룬다. 연대기적인 그의 정치적인 여정, 웃긴 후보자에서 심각한 도전자로, 선거의 승리자이자 궁극적인 대통령으로, 가차없고 종종 도발적으로 희화화되고, 풍자이자 비평의 도구로 일러스트의 효과성을 입증한다.



그 외 많은 그래픽물-코카콜라 풍자 패키지, 남북한의 프로파간다 선전물 등-전시되어 있었으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텍스트는 전시 현장에 부착된 캡션을 번역한 것으로 오역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힌다. (* )표시는 본인이 이해를 돕고자 추가 설명을 달은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시위 현장과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한 그래픽 디자인 지형의 변화를 연결짓는 시도는 신선하였으나, 트럼프 풍자 콘텐츠에 집중된 경향은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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