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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크 타이프 Sep 14. 2018

[서평] 단극 정치 이론

원제: <Theory of Unipolar Politics>

미국과 중국, 이들의 대결

2018년 7월 미국은 중국에 관세폭탄을 퍼부으며 '무역전쟁'을 선언했다. 이에 중국은 곧바로 보복관세로 대응했다. 탈냉전 이후 유일 패권국 미국과 떠오르는 태양 중국. 미국 중심의 단극적 국제정치 질서에 거대한 변화가 도래할 것인가? 미국 패권은 쇠퇴하고 있는가? 이제 미국과 중국의 양극 체제가 시작되는 것인가? 미국 중심의 현 단극적 질서는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국제정치를 논하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들이다.


미국 예일대학의 정치학 교수 몬테이로(Nuno P. Monteiro)는 책 <Theory of Unipolar Politics>에서 현재의 단극적 국제질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논한다.* 그는 세 가지 주요한 질문을 던진다. 단극질서는 지속적인가? 평화적인가? 그리고 유일 초강대국이 구사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은 무엇인가?

출처: 구글 이미지


단극질서는 지속가능한가?

몬테이로는 단극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변수로 체계적 변수와 전략적 변수를 상정한다. 우선 체계적 차원에서 ‘핵’을 강조한다. 초강대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은 초강대국과 여타 도전국들 간의 ‘예상 전쟁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이 비용이 높을수록 군사적 도전의 가능성은 낮아진다. 핵의 시대에는 전쟁 비용이 매우 높기 때문에 결국 초강대국의 단극질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지속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초강대국이 주요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 대해 어떠한 전략을 구사하느냐에 따라서도 지속가능성은 달라진다. 만약 초강대국이 여타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수용한다면 도전국들의 군사력 증강 인센티브는 낮아지며, 경제성장을 제약한다면 반대로 군사력 증강의 동기는 높아져 단극의 지속성은 위태롭게 되는 것이다.  

   

단극질서는 평화로운가?

단극의 지속성이 곧 평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력균형 기제가 절제된 단극질서, 핵에 의한 최소한의 생존이 보장된 상태에서는 핵 보유국 간의 전쟁 가능성은 물론 낮다. 그러나 초강대국과 비핵보유국 또는 약소국, 약소국 간 전쟁 또는 하위 분쟁의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초강대국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은?

초강대국이 취할 수 있는 최적 전략은 위 지속성과 평화 가능성과 관련한다. 초강대국의 전략은 안보와 경제 차원에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군사적 전략은 공격적, 방어적 전략 및 고립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한편 경제는 타국의 경제성장을 ‘수용’하던가 ‘제약’하던가 둘 중 하나다. 이렇게 초강대국의 전략은 3X2 메트릭스가 나올 수 있는데 몬테이로는 이중 방어적(군사측면)-수용(경제측면) 전략이 최적의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이 전략만이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공격적-제약(offensive containment)' 전략은 최악의 전략으로 군사적 도전과 경제적 대항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적 수용 전략은 장단점을 갖는다. 미국은 현상유지를 위해 지엽적 군사분쟁에 지속적으로 개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전쟁 없이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다. 공격적 군사전략을 취한다면 강대국들의 균형을 일으킬 것이다. 한편 경제성장을 수용한다는 것은 도전국들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초강대국의 지위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초강대국은 경제성장을 수용하면서도 군사적 저항이 되지 못하도록 복합적인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

2018년 7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적용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에 중국은 보복관세로 대응하였다. 현재의 패권과 도전국 간의 무역전쟁은 그 규모를 키우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것을 몬테이로의 시각으로 보면 이렇다. 미국의 최적 전략은 ‘방어적 수용’이다. 그러나 방어적 수용의 단점은 도전국이 경제성장을 통해 패권의 지위를 위협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이 미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 인센티브를 낮춘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매년 군사비 지출과 군사기술 향상 노력을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의 경제성장을 수용(accommodation)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미중 간 군사적 분쟁 또는 전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없는가? 몬테이로의 시각에 따르면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 국가 모두 ‘핵’ 보유국으로서 양국의 전쟁 시 예상되는 비용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국의 무역전쟁은 ‘경제적’ 차원에서 지속되거나 양국의 협상 또는 일국의 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하겠다.


그런데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강대국-약소국 간의 군사적 분쟁이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약소국들의 대응에 따라 미국 또는 중국이 지역 내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엽적인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몬테이로가 바라보는 오늘날의 국제정치 상황은 단극이 지속되지만 결코 평화롭지 많은 위태로움이 존재하는 단극질서인 것이다.



* 책 <Theory of Unipolar Politics>는 아직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되지 않았으므로 착오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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