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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크 타이프 Feb 02. 2019

[서평]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2016년 겨울 촛불집회에서 당시 정치권에 의해 '탄압받았던' 연예인 김제동이 외쳤던 단어는 '헌법'이었다. 그는 헌법의 각 조항을 일일이 외워 조목조목 각 조항이 담은 뜻을 간결하게 해석하고 사람들에게 해설했다. 광장에서 김제동씨는 헌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일종의 인기 강사였다. 


그렇게 헌법으로 인기와 관심을 얻었던 그가 얼마 전 책을 냈다.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김제동의 헌법 독후감>을 펴냈을 당시 어떤 이는 헌법이란 거대한 사유의 영역을 너무 쉽게 논하는 김제동의 아마추어리즘을 비난했다. 또 다른 이는 누구나 헌법을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김제동씨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런 걸 보면 방송인 김제동씨가 인플루언서(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인 것은 맞다. 얇은 두께의 에세이 하나에도 여러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나는 그의 책을 대충 봤다. 워낙 능수능란한 언변을 가진 김제동씨가 쉬운 말과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헌법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헌법에 대한 정밀한 사유를 담은 책은 아니기 떄문이다. 한 사람의 헌법에 대한 의견으로서 김제동씨의 책은 괜찮은 에세이다. 하지만 헌법이라는 거대한 사상의 총체에 대한 농밀하고 치열한 고민을 했는지는 김제동씨 자신도 한 번쯤 반성해 보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그의 책 전반에 흐르는 기조는 여전히 '국가 대 시민'이라는 단순한 대항적 패러다임에 머무른다. 


공인으로서 김제동씨가 가진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그의 책에 지나친 영향력을 부여할 필요는 없겠다. 민주주의 사회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회다. 하지만 동시에 특정인의 의견에 지나치게 많은 힘을 부여하지 않는 사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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