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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크 타이프 Jun 22. 2019

책을 시음하는 공간이 열렸다

2019 서울국제도서전

2019서울국제도서전, 23일 일요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19서울국제도서전(6.19.수~6.23.일)을 다녀왔다. 코엑스 A홀과 B홀에서 열린 이번 도서전의 전시공간은 국내관, 국제관, 아동교육학습, 전자출판, 특별기획 및 강연장 등 6개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국내외  출판사들이 쏟아놓는 다양한 신간 서적과 대표 서적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독서율이 갈수록 낮아진다는데 전시회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지만 또 유심히 보면 과연 독서율이 낮다는 게 맞는 말인 것도 같다.


그 많은 관람객 중에 책 표지를 넘겨 그 안에 담긴 텍스트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또 그럴만도 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모인데다 참여업체도 많다 보니 차분하게 제품을 시연, 그러니까 차분하게 책장을 넘겨 텍스트를 읽을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출판사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판형과 내용의 책들을 훑어 보는 것만으로도 독서 욕구를 자극하는데 문제가 없다.


특히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은 세계 대표 서점들을 사진으로 소개하는 기획 공간이었다. 서점을 테마로 세계 여행을 해보는 것도 재밌겠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세계 곳곳에는 개성 있는 서점이 많다. 그 중 가고 싶은 마음을 끌어 모으는 서점들 사진을 몇 개 골라 보았다.

세계 대표 서점을 소개하는 공간의 맞은편에는 국내 각 지방의 오래된 대표 서점들도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아쉬운 것은 국내 대부분의 오래된 서점들은 그다지 개성이 없는 대동소이한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먹고 살기 바쁨'으로 수렴되는 생활을  동네 서점이라고 벗어날 수 있었을까.


도서전의 특징 좀더 살렸으면

서울국제도서전의 아쉬움이라면 좀 더 차분하게 독서의 경험을 맛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도서전시회의 특징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를테면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자신들이 출판하는 도서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구입시 10%를 할인해 준다. 10%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적용되는 할인율이다. 도서전 오길 잘했다는 기분을 반감한다. 신간은 제외하고서라도 시중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는 재고 도서들이 즐비한 도서전은 그 자체로 흥겹지 않겠는가.


물론 참여업체의 부스 대여비가 수 백만원이니 가뜩이나 상황이 좋지 않은 출판사에게는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하지만 도서전 주최측과의 협업을 통해 도서할인율을 높여 전시기간 내 도서 판매량을 늘린다면 참가업체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 대신 입장료를 좀 더 올리면 주최측의 수입을 좀 더 올릴 수 있고, 입장객들은 다양한 책을 시중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으니 입장료를 크게 아까워 하진 않을 것 같다.


충만한 잉여의 시간을 도서전에서

책은 이제 소유재가  아닌 경험재로 나름의 진화를 하고 있다. 책장에 꽂아 놓는 소유물이 아닌 음악을 들으며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기분좋은 '경험'을 위한 하나의 소품이 될 때도 있다. 그렇다면 독서인을 위한 축제라고도 할 수 있는 서울국제도서전도 조금 더 세련된 분위기, 책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을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도 이번 도서전은 입장료 6천원으로 책을 보고, 책을 만지고, 작가를 만나고, 출판사의 얘기를 들어보는 공간으로써 훌.륭.하.다. 주말이 주는 잉여의 시간, 충만한 잉여를 보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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