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다 함께할 때 일이 더 잘 풀리는 과학

리추얼스토리-89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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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혼자 집중해야 일이 잘 된다고 믿습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환경, 나만의 속도, 완벽하게 통제가 가능한 일정이 생산성을 높인다고 많이들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조차도 글을 쓸 때는 창문을 닫아서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누군가가 보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제 스스로 판단이 들 때 펜을 들 때가 많았습니다. 물론 혼자만의 시간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연구는 일의 흐름과 지속성은 혼자보다 함께할 때 더 안정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며, 우리의 뇌는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더 잘 깨어납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행동과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단순히 누군가와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만으로도 과제에 더 오래 집중하고 포기 확률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꼭 직접적인 협업이 아니더라도 ‘함께하고 있다’는 감각이 동기를 부여하고 책임감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MIT 인간 역학 연구소 역시 성과가 높은 팀의 공통점으로 리듬이 존재하는 소통 패턴을 꼽았습니다. 잘 되는 팀은 각자의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대화의 주기와 일의 박자가 자연스럽게 맞아 있었습니다.


여러분, 천변을 따라서 달리기를 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얼마나 오래 달릴 수 있을까요? 혼자 뛰면 사실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기 쉽고 금방 지치고 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 달리면 서로 응원을 주고 받으면서 그만두고 싶은 지점이 오더라도 다시 힘을 내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집니다. 그래서 저도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할 때 친구가 옆에서 숫자를 세주거나 지켜보고 있으면 혼자 할 때보다는 훨씬 더 힘이 나서 평소보다 무거운 무게도 들 수가 있더라고요.


혼자 일하면 단기간에 몰입할 수는 있겠지만, 방향을 잃기 쉽고 감정의 기복도 커집니다. 반면 누군가와 함께 일하면 나의 리듬이 흐트러질 때 상대의 존재가 다시 중심을 잡아줍니다. 서로의 시작과 멈춤, 집중과 휴식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일은 혼자일 때보다 덜 흔들리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저도 혼자 쓸 때보다 함께 쓰고 있다는 동료 작가분들이 있다는 감각이 있을 때 훨씬 오래 그리고 좋은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은 항상 빠르다는 뜻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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