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아우렐리우스 2-7

외적인 세상사 때문에 당신의 정신이 헛갈리고 있느냐?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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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적인 세상사 때문에 당신의 정신이 헛갈리고 있느냐? 그렇다면 조용한 시간을 마련해서 선에 대한 인식을 쌓아 올리고 초조감을 불식시켜라.


간혹 걸어가다가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길에서 부딪힐 뻔한 경우가 있었다. 길은 좁은데 골똘히 폰 화면을 보느라 이리저리 비틀거리면서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 앞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듯했다. 아니 전혀 신경 쓰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나 급한 일인지, 길 위에서까지 그토록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들여다보아야 하는지 의아했다. 마치 그들의 눈앞에만 존재하는 비밀스러운 지도를 탐색하는 듯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걸으면서 영상까지 보고 있었다.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을 지칭하는 '스몸비’라는 단어가 처음 생겨났을 땐 솔직히 경각심을 가졌었다. 그러나 그 후로 수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무언가 오래된 영화 속에서 보던, 조금은 불길한 미래의 예언이 현실로 온 것만 같았다.


그러다 문득, 나 자신 또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물론이고, 신호등을 건너기 전. 심지어는 운전을 하다 신호 대기 중에 잠시 정차를 했을 때조차,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몸속에 내재된 어떤 스위치처럼, 틈만 나면 저절로 켜지려 했다.


그렇게 스마트폰을 손에 들면,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가 시작된다. 수많은 정보의 파도들이 거침없이 나를 덮쳐온다. 그러다 내가 알지 않아도 되는,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알게 된다. 말 그대로 '투머치 인포메이션'. 굳이 알아야 할까 싶은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여과 없이 밀려들어오는 것이다. 마치 한밤중에 창문을 열어 놓은 채 잠든 듯, 원치 않는 소음들이 귀로 흘러들어온다.


SNS가 발달하면서, 우리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자극적인 에피소드까지 알게 된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에 핏대를 세워가며 비판하고, 우리의 잣대로 그들을 판단한다. 또 비교하는 마음은 덤이다. 그렇게 우리는 뒤떨어질까 초조해지고 우리의 귀한 에너지를 낭비한다. 정작 집중해야 할 우리의 정신은 어디를 향해야 할지 방향을 잃는다. 길을 잃은 채, 표지판이 너무나 많은 교차로에 서 있는 느낌이다.


우리의 뇌는 그렇게 쉬지 않고 정보를 처리해야만 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 정보의 흐름 속에서, 정작 집중해야 할 우리의 정신은 혼란스러워진다. 중요한 것을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것을 불필요한 것으로 분리해내지 못하는 상태.


가끔은 조용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잠시 세상사와 멀어져, 외부의 모든 연결을 끊는 시간. 마치 방전된 배터리가 조용히 홀로 충전되듯, 우리에게도 그러한 침묵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행위다. 오늘은 잠들기 전에 잠시만이라도 고요한 시간을 마련하여 우리 자신에게 진정한 쉼을 선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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