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5
언제부터였을까요. 갓생, 미라클모닝, 파이어족, 영끌.. 이런 말이 유행하면서부터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불안과 긴장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달라붙은 조바심의 감각은 떨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불안은 원래는 위험을 감지하기 위한 신호지만, 이제는 눈에 보이는 위협이 없는 데도 마음 안에서는 이유 없는 경보음이 계속해서 울립니다. 스마트폰 알림, 쉴 틈 없이 바뀌는 정보의 홍수, 끝을 모르고 비교되는 일상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진정한 휴식이라는 감각을 잃어버린 걸까요? 한번 흐트러진 시계추가 계속해서 흔들리듯, 내부의 감각이 조용히 그리고 미세하게 진동하며 불안을 만들어내는 느낌입니다.
저는 그런 불안을 털어내고 싶었습니다. 바쁘게 살면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퇴근 후에는 하루도 빼지 않고 무언가를 채워 넣었습니다. 마치 기름을 가득 넣어야 달릴 수 있는 자동차처럼, 혹은 누군가가 넘치도록 따라주길 기다리는 술잔처럼 일정을 빡빡하게 채워 넣었습니다. 퇴근 후에는 운동, 모임, 약속 등으로 꽉 채우는 것은 기본이었고, 주말에 아무 계획이 없으면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들이도 가고 새로운 경험을 쌓는데, 나만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특별한 뭔가를 해야만 할 거 같았어요.
이러한 감정은 점점 더 일상의 여러 영역으로 퍼졌습니다. 심지어 유튜브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보다가도, 지식이나 자기계발 정보를 주는 영상을 하나라도 보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당장 보지는 않더라도 나중에 볼 영상 목록에 더하기를 하고 나면 ‘아, 오늘은 그래도 뭔가 한 것 같다’는 안도감마저 생겼습니다. 한편으로는 새벽 4시에 일어난다는 사람들, 투잡을 넘어 N잡러인 사람들, 20대에 이미 얼마를 모은 사람 등등 영감과 동시에 현타를 주는 영상들이 계속 추천 영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나도 그 흐름을 따라가긴 해야 하는데 여기서 더 뭘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압박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매일 뭔가를 찾아도 보고, 하기도 했지만 마음 속에는 묘하게 남는게 없었고, 눈에 보이는 변화도 없었습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다 하루 종일 피곤해서 오히려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이유 모를 불안감과 외로움은 해소되지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