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된 습관에서 깨어나는 순간

리추얼스토리-32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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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뜻은 무엇일까요? 습관은 한자어 '익힐 습'과 '버릇 관'이 합쳐진 말로, '익혀서 생긴 버릇'이라는 뜻입니다. 즉, 오랫동안 되풀이하여 행해져서 그렇게 하는 것이 규칙처럼 되어 있는 일이지요.


습관에는 몇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첫째,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도 습관이란 게 생길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사료를 먹고 난 다음에 간식을 먹는 것이 습관이 될 수도 있겠지요. 고양이는 집사가 사료 그릇에 넉넉하게 부어준 밥을 맛있게 비우고도 집사가 간식을 주지 않으면 줄 때까지 야옹거릴 지도 모릅니다. 둘째로, 습관은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란 게 구분 지어질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나서는 꼭 달달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식후 습관이 생겨 좀처럼 떨치기 어려워합니다. 반면에 점심 먹은 후 바로 이를 닦는 습관을 가진다면 그것은 아주 좋은 습관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셋째로, 습관은 반복을 통해 고정화된 후에는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가집니다. 따라서 몸이 자동반사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떤 때에는 하고 나서도 내가 했는지 안 했는지 생각도 나지 않고 까맣게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예컨대 저도 가끔은 자동차에서 내려서 집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차문을 잠갔는 지 어땠는 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그냥 멀리서 다시 잠가도 되지만 제가 정말로 했는 지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다시 걸어가서 차문 손잡이를 잡아 당겨봤더니 잠겨 있는 게 맞았습니다. 조금은 허탈하면서도 ‘왜 기억이 전혀 안 나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리추얼은 다릅니다. 리추얼은 의미를 부여해서 의식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은 본능적으로 의례·의식(리추얼)의 숫자가 적고 그 수준도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연구에도 지능이 높은 동물일수록 그 의례와 의식이 더 풍부하고 사치스러워진다고 합니다. 또한 의미를 담아서 하기에 나쁜 리추얼이라는 것은 존재하기가 힘듭니다. 어느 누가 자신을 또는 공동체를 해하기 위한 리추얼을 규칙적·반복적으로 할까요. 그리고 자동 모드로, 영혼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미와 의식을 담아서 하기에 그저 오랫동안 반복해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습관에서는 보통 흥미가 점차 사라집니다. 몸에 배어 있지만 어떨 때는 심지어 조금은 지겹기까지 합니다. 반면에 리추얼은 할수록 재미와 감동이 살아 있지요. 이렇게 우리는 단순 자동화된 습관에서 벗어나서 의식적인 반복으로 나아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 때 리추얼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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