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아우렐리우스 1-8

운이 주는 우연에 의존하지 말고 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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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니우스에게서 운이 주는 우연에 의존하지 말고 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격렬한 정력이란 온건하게 휴식할 수 있는 능력과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 산 표본이 바로 그였다.


운명의 바퀴, 혹은 당신의 손


세상은 '운칠기삼'이라는 오래된 농담을 반복한다. 마치 거대한 바퀴가 굴러가듯, 운이라는 녀석이 우리 삶의 칠 할을 좌우한다고 속삭이는 것이다. 우리는 그 속삭임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어쩌면 그게 진실의 절반일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내가 단단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 운의 바퀴는 그저 허공을 맴돌다 사라지는 한여름 밤의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것. 운이 주는 뜻밖의 혜택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거기에 전적으로 몸을 맡기는 순간, 우리는 삶의 주도권을 놓치게 된다.


결국 가장 후회 없는 길은, 내 스스로의 손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데 있다. 설령 그것이 망하는 길이라 해도, 우연의 손길에 모든 것을 내맡긴 채 일이 풀리지 않았을 때 찾아올 실망감보다는 훨씬 견딜 만한 무게일 것이다. 흔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지 않나.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치열하게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하늘이 주는 우연마저도 결국 나의 단단한 운명의 조각이 되어버리는 순간이 온다. 내 인생의 페이지를 바꿀 수 있는 자는, 언제나 나 자신뿐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소진되지 않는 열정을 위하여


우리의 에너지라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무한하지 않다. 기름통에 담긴 휘발유처럼, 혹은 건전지처럼 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만약 당신이 어떤 한 가지 일에 진심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싶다면, 역설적으로 그전에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왠지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다.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고, 끊임없이 무언가 생산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 그들은 정작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시시한 일들에 귀한 에너지를 낭비하다가, 정말로 필요한 순간, 온몸의 힘을 쏟아부어야 할 진짜 승부처에서는 이미 모든 기력을 소진해 버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진정으로 격렬하게 삶의 한 부분에 모든 것을 걸고 싶다면, 평소에 자신을 위한 단절과 고요한 휴식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당신의 연료 게이지는 이미 바닥을 드러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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