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먼지를 털어내는 작은 의식들

리추얼스토리-50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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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무대라는 KBS TV 프로그램 아시나요? 젠지 세대들은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밀레니얼 세대들은 집에서 부모님이 소파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시청하시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월요일 저녁에 가요무대에서 흘러나오던 노래를 추억에 젖어 따라 부르며 “가수 000은 여전하네~, 000이 그때 엄청 인기 있었는데 요새 무엇을 하고 있을까?”, “000이 아무리 인기 있어도 노래 실력은 000 못 따라갔지.” 등의 대화를 도란도란 나누시던 장면은 여전히 제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현재진행형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노래를 즐겨 들으시나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릴 적 좋아했던 쇼팽의 <즉흥환상곡>은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여러 장르를 좋아하긴 하지만 돌고 돌아 요새는 클래식을 주로 듣고 있습니다. 클래식의 세계는 매우 넓고 깊어서 파도 파도 시간이 모자라지요. 그러다가 얼마 전 악동뮤지션의 이찬혁 가수가 낸 곡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멸종위기사랑>입니다. 그런데 그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왜냐고요? 제가 고등학교 때 자주 듣던 노래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벼락 맞은 것처럼 그때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잊고 있었던 제 보물 같은 10대 시절을, 누군가가 ‘정말 다 잊은 거야? 너 정말 좋아했잖아. 서운하다.’고 눈앞에 들이대는 느낌이었지요.


10대는 뇌 발달과 감정 경험이 가장 활발한 시기로, 이 시기에 들은 음악은 뇌에 깊이 각인되어 평생 기억에 남습니다. 음악은 자아 탐색과 사회적 소속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시기 경험은 평생의 취향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 과거를 회상할 때, 10대에 즐겼던 음악을 들으며 에너지를 얻고 추억에 잠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각 세대의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젊었을 때의 음악을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10대 때 들었던 음악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자아와 추억, 감정적 정체성, 사회적 경험을 함께 담은 소중한 자산으로 남게 됩니다.

10대였을 때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제 취향이 확고했던 거 같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미적지근해진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달에 한 번 시간을 정해서 제가 10대일 때 유행했고 좋아했던 노래를 듣는 리추얼을 할 생각입니다. 추억에 잠기면서 감정의 먼지를 털어내고 그때의 에너지를 받아 좀 더 선명해진 나를 만나는 리추얼, 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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