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외의 시간이 실력을 완성한다

리추얼스토리-58

by 미키현 The ess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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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선수들은 경기장 안에서만 강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승부는 경기장 밖에서 이미 절반쯤 결정된다고 믿습니다. 그들이 지키는 리추얼은 경기 하루하루보다 더 깁니다. 삶 전체가 리추얼을 녹여 정렬될 때 비로소 흔들림 없는 실력이 완성됩니다.


2014년 은퇴한 피겨스케이팅의 전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 선수는 경기 전의 몸풀기 준비운동의 점프 하나에도 일정한 리듬을 부여했습니다. 일단 얼음 위에 올라서면 빙질을 느끼려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가볍게 활주를 시작합니다. 속도는 바퀴 수가 늘어날수록 빨라집니다. 몸을 푸는 데도 단계가 있어 손을 드는 각도, 동작에 들어가는 순서, 숨 들이쉬는 타이밍까지 모두 동일하게 반복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느 정도 몸에 땀이 나기 시작하면 프로그램의 움직임 연기를 먼저 맞춰보고 본격적으로 점프를 점검합니다. 프로그램은 매년 바뀌지만, 경기 직전 훈련 워밍업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고 당시 인터뷰에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반복되는 동작이 긴장을 없앤다”, “경기장의 압력 속에서도 늘 하던 움직임이 나를 보호하는 작은 의식이었다”고 밝힌 바 있어 불안 조절 리추얼의 정석을 실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녀를 통틀어 4개의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여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가장 최근의 선수로, 전 세계 모든 스포츠의 여자 운동 선수들 중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상금을 받은 인물이기도 한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2022년 은퇴)에게도 마음의 질서는 중요했습니다. 그녀는 경기 전 항상 손을 철저히 씻고, 매 토너먼트 내내 같은 샤워실을 사용하고 같은 양말 신기를 고집했습니다. 반드시 신발 끈을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묶고 특정 음악을 들으며 워밍업하고 코트에 입장하는 것까지 하나의 리추얼로 빈틈없이 지켰다고 합니다. 윌리엄스는 이것을 ’나를 보호하는 방패‘라고 부르며 불안을 완화하고 집중을 끌어올리는 리추얼로 삼았습니다. 익숙한 순서와 반복이 불안을 밀어내고 자신감을 끌어올리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보호막 역할을 한 셈입니다.


이처럼 경기력은 경기장에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회복, 준비운동, 마음 관리, 하루의 페이스까지 — 삶을 전체적으로 하나의 리듬으로 만든 사람만이 흔들리지 않는 실력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경기장 외의 시간이 결국 경기의 승리를 완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음을 정돈할 수 있는 리추얼과 함께 경기장 밖의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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