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스토리-80
얼마 전 주말 오후에 맥도날드에 간 적이 있습니다. 주말을 맞아서 평소보다도 가족 단위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주문을 하고 기다렸던 음식이 나와서 먹기 시작했을 때 제 자리 앞에 있던 테이블에 어떤 가족이 들어와서 앉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직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 하나와,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중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 둘, 그리고 부모로 이루어진 다섯 명의 가족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앉자마자 아빠는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에게 태블릿을 켜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아이들은 자기 핸드폰을 꺼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마치고 돌아온 아빠와 엄마도 자기 핸드폰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동그랗게 둘러 앉아서 각자 자신의 핸드폰 화면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주문한 음식이 나와서 먹기 시작했는데도 그들의 눈은 핸드폰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다 먹고 나서 먼저 일어서기 전까지도 저는 가족들이 대화하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외식할 때 아이들을 자리에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있게 하기 위해서 태블릿이나 핸드폰을 보여 주는 경우는 꽤 많이 보았지만, 그렇게 말 한마디 없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저도 혼자 밥을 먹을 때는 심심해서 버릇처럼 밥친구를 찾아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OTT를 볼 때가 많지만 가족이나 친구, 지인 동료 등 함께 먹을 때는 핸드폰은 거의 보지 않고 알림이 오면 얼른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칩니다. 요새는 서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함께 있을 때만큼은 그 사람에게 집중하고 대화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서로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심리 치료사이자 가족치료의 창시자인 버지니아 사티어는 가족 내 의사소통 패턴과 자존감 형성에 주목하였습니다. 그녀는 ‘대화는 관계의 산소’라고 하면서 의사소통이 가족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더불어 가족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이 개인의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깊은 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짧지만 꾸준한 대화의 리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연구에서도 짧은 일상 대화를 꾸준히 나누는 부부가 스트레스 수준이 낮고 결혼 만족도가 높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아무리 복잡해도 잠들기 전에 가족이나 배우자와 최소 5분의 대화를 꼭 나누고 잠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