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생명을 보고 깨달아야 할 것
이 아이는 제가 집에서 공부방을 하는 중에 입양해 온 "최 온"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중3이 된 저희 딸아이가 외로움도 타는 것 같고, 사춘기도 오는 것 같아서 노심초사해서 데리고 온 아이입니다.
저는 그동안 강아지만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저희 가정환경상 손이 많이 가는 강아지는 산책도 힘들고 자주 목욕시켜주는 것도, 놀아주는 것도 힘들 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우리 집에 오게 될 강아지가 불쌍해졌습니다.
그에 비해 고양이의 경우는 손이 덜 가고 배변도 편하다는 장점을 들었습니다. 평소 고양이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저희 가족이기에 고양이로 결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집 일원으로 선택된 아이가 바로 이 아이입니다.
빨간 혓바닥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이 아이는 태어난 지 2개월 차에 저희 집에 왔습니다.
이 아이는 그렇게 저희 집 막내아들이 되었고, 온갖 사랑을 다 받고 자라게 됩니다. 강아지를 키울 때랑은 모든 게 다른 고양이는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제 눈길과 모든 촉(?)을 끌었습니다!
그런 저의 상태를 아는 것인지 이 아이는 온갖 어리광과~ 아양을 시크하게 부립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어리광? 그거 부려줄게~ 냥~"
이런 거요.
공부방에 아이들이 와도 하악질 한번 안 하는 얌전한 고양이 온이입니다.
자기의 반밖에 되지 않는 아기 고양이가 신기한 것인지 귀여운 것인지 연신 쳐다보며 혼자 들어가도 가득 차는 자신의 스크레쳐 의자의 한켠을 내어줍니다.
아기 고양이도 자신이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차지합니다.
어리게만 보이던 우리 온이가 제법 어른스러워 보입니다~
막내였던 고양이 온이가 자기보다 어린 아깽이를 아끼며 자신의 것을 쉽게 내어주는 것을 보니 괜스레 제가 다 뿌듯하더라고요.
가장 좋아하는 캣타워의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부분도 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아깽이가 위험하지는 않은지 잘 보살펴 주고 있는 모습은 아이를 보살피는 어른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깽이도 온이가 자신을 받아들여 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바라봅니다.
잠시 사랑스러운 모습들을 보고 가실게요~
당시 집이 공부방이라 많은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었기에 온이의 동생은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험은 온이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꽤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생각해 봅니다.
저 역시 저희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나 꽤 이기적으로 자라,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나는 무엇을 먹고 싶은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쩌면 다른 어른들이 보기에 다루기 힘든 아이였을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누구나 그렇지요. 사람이 사람을 다룬다는 말 자체가 어쩌면 잘못된 표현일 수 있지요.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길을 깨달아 알아가며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그렇기에 삶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지만 성장하면서 나보다 작은 다른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고 싶고 위해 주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것입니다.
마치 우리 온이가 생전 처음 보는 자신보다 작은 아깽이에게 했던 것처럼 말이죠.
내가 편하게 생각했던 나의 자리를 내어주며 사랑을 나눌 줄 알게 되는 것처럼 우리도 이렇게 나보다 작은 사람들에게 나의 자리를 내어주고 사랑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