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심을 기다려 주는 것들

모르는 사이에 나의 산책로를 점령한 달맞이꽃을 보며..

예전부터 나는 주변에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았다.

어쩌면 아주 어렸을 적에는 여러 가지 호기심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먹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외에 그 어떤 정보도 내 눈으로, 내 정신으로 들어오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극히 이기적인 사람이다. 모든 관심이 나로 비롯하다니... 지극히 평범하기까지 한 것 같다. 이래서야 아이와 같지 않은가...


하지만 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나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침마다 내가 걷는 산책로는 요 근래에 노란 꽃들이 만발해 있다. 손가락의 마디만 한 노란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 꽃은 꽃을 피우기 전에는 그저 줄기가 단단해 보이는 잡초로 보였다.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억새 보이는 줄기들... 이 줄기들은 그저 시에서 귀찮음에 베어내지 못한 것들인가.. 하는 생각에 눈길도 주지 않고 척척 걸어 나갔다. 미션을 하듯 매일 아침을 걷는 나. 오늘은 어제보다 더 건강해졌겠지 하며 오직 나에게만 집중하면서 걸었다. 봄의 아름다운 벚꽃들이 다 지고, 여름의 습하디 습한 공기를 느끼면서 걷다 보니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저 노란색 꽃... 이 꽃 이름이 무엇인지 지인에게 물었다.


<달맞이꽃>

그것이 이 꽃의 이름이란다.

언젠가 생리통이 너무 심해 고생하던 끝에 내 손으로 인터넷을 찾아가며 먹었던 건강식품이 달맞이꽃 종자유였던가... 이 꽃은 그저 그 자리에 한 줄기에서도 여러 개의 꽃을 피우며 내가 바라봐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다.


내가 나에게만 집중하고 힘겨워하고 있는 동안 그래서 나 밖에 보지 못하고 있는 동안 주변에서 나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 달맞이꽃도 그렇지만, 귀여운 우리 집 고양이 온이도 내가 집에 가면 으레 나에게 다가와 비비고, 만져주기를 기다린다.


이 아이도 나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겠지..



20220808_071627.jpg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나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것들을 묵살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다들 바쁘니까.. 바쁘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다들 바쁘다고 해서 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주변을 둘러보며 조금은 마음을 여유롭게 가져 보아야지...


001.png
002.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적당히 흘려보내야 하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