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가르쳐 주어야 하는 중요한 것
거짓말하는 아이에게 신뢰를 가르쳐 주고 싶어
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Oct 25. 2022
”선생님이 너무 빨리 오셔서 숙제를 다 못했어요. 저는 정말 다 하고 싶었다고요. "
"정말 너무나도 시간이 없어서 숙제를 다 못했어요"
아이들이 무심코 나에게 하는 거짓말들이다. 내가 너무 빨리 갔다, 시간이 없었다. 이런 말들의 대부분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말들이 거짓말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나는 항상 같은 요일 같은 시각에 아이들의 집을 방문하고는 했다. 정말 수업시간을 당겨야 할 때는 숙제를 다 못하더라도 그에 맞게 수업을 진행했고, 그 외에는 중간에 수업이 갑자기 캔슬되어 시간이 비게 되어도 차에서 잠을 잤으면 잤지 수업을 앞당겨서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내가 그렇게 까지 한 이유는 아이들과 어머님들이 내 방문 시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각에 나는 그들과 약속을 했기에 숙제를 그 시간 전에 끝내는 아이도 있고, 방문시각 전까지 놀기 위해 스케줄을 빼놓은 아이들도 있다.
사실 숙제는 방문 수업 전날까지 끝낼 수 있는 분량을 아이와 어머님께 스케줄을 확인하고 정해준다. 따라서 거의 비슷한 양을 매주 학습하지만, 여행을 가거나 공휴일이 많은 날에는 숙제 양이 늘려주기도 하고, 줄여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이들이 "선생님이 빨리 오셔서 숙제를 못했어요"라는 말은 아이들이 1주일 동안 숙제할 생각도 않고 미루고 있다가 선생님이 와버렸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너무 시간이 없었다"는 말 역시 거짓말인 것이, 나는 일부러 숙제를 내기 전에 1주일 간의 스케줄을 먼저 확인하고 아이가 할 수 있는 양인지 아닌지를 체크해서 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아이들 대부분 숙제는 못했지만, 친구들과 놀거나 컴퓨터 게임은 했기 때문에 중요한 숙제는 미뤄두고 노느라 숙제를 못한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에게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는 한다. (다들 아는 이야기라 창피하지만,,,)
"유리명에 큰 돌멩이랑 모래알을 넣으려고 할 때 무엇을 먼저 넣어야 다 들어갈 수 있을까?
모래 먼저 넣고 돌멩이를 넣으려고 하면 몇 개 못 넣을 거야. 하지만 돌멩이를 먼저 넣고 그 사이사이에 모래를 넣으면 다 들어갈 수 있지.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너는 공부를 해서 똑똑해져야 한다는 목표가 있잖니? 그렇다면 먼저 공부를 하고 노는 것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다면,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로 숙제를 못하는 일은 없을 거란다. 숙제를 하면 선생님한테도 당당하고, 지난 공부는 이미 잘하게 되었을 텐데 매우 아쉽네"
그리고 나는 그 아이들의 거짓말을 바꾸어 준다.
"정말 선생님이 일찍 와서 숙제를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선생님이 오기 전날까지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노느라고 숙제를 잊어버린 것은 아니니? 그렇다면 선생님한테 해야 할 말은... 죄송합니다. 요번 주는 친구들과 노느라 숙제를 못했어요. 이번 주에 지난주 거랑 두배로 숙제를 하고 앞으로는 잊어버리지 않을게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구나"
학습지를 하는 것은 아이들이 매일매일 해야 할 공부를 선생님과 함께 계획하고, 실천하기 위해서이다. 그런 것은 사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쉽지가 않아서 어른들의 경우 카카오 단톡방이나 독서클럽을 만들어 일부러 모이기도 한다. 어른들은 그렇게 까지 해야 할 필요성을 알기 때문에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공부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른들이 <학습지>라는 형태로 아이들을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학습지> 숙제를 다 끝내지 못한 아이들은 학습지를 통해 무엇을 배우는 것이 좋을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매일매일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따라가려고 하는 의지력과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다시 계획을 재정비하는 끈기, 그리고 계획을 재정비하면서도 자신과 타협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도달하려고 하는 강한 의지..
그리고 아이가 선생님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왜 약속을 못 지키게 되었는지, 그래서 이번 주에는 어떻게 보완을 하고 싶은지 납득을 할 수 있게 선생님과 엄마를 설득시키는 설득력까지 배울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지난주에 1주분의 숙제와 이번 주 1주분의 숙제 즉, 총 2주분의 숙제를 한꺼번에 하기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럴 때에도 아이에게 스케줄을 물어보고 어떻게 2주분의 숙제를 해소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새로운 1주분 숙제를 반으로 나눠 이번 주 다음 주에 해결하거나, 아니면 중요한 문제만을 뽑아서 해결하게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목표로 했던 일들을 하지 못하고 하루, 한주, 한 달, 한 해를 보내버리는 일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자책만 할 수 없고,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이킬 수 없다. 따라서 잠깐의 후회를 하고 계획을 제정 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진도를 나가거나, 미뤄진 대로 지난 진도를 나갈 수도 없다. 왜냐하면 학교의 진도는 이미 나가 있고, 언제까지 발전 없이 한 자리에만 머무를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에 따라 학생이 아닌 경우, 언제까지고 제자리걸음인듯한 아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아이조차 매주 같은 공부를 하게 되면 신물 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는 아이들과 이런 일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알려주곤 했다. "너무 재미있게 노느라고 숙제를 못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노는데 정신을 팔리는 것은 아주 잘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을 팔릴 정도로 재미있게 도는 것은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선생님과 숙제를 하기로 한 약속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기에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까지 선생님과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해서 해결해 나가려고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아이와 선생님 사이에 <신뢰>라는 것이 쌓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게 이야기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함께 공부하고 계획을 세우며 함께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어느 정도 성장하니, 스스로 공부계획을 세우고, 계획이 무너졌을 때에도 유연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다시 도전하고는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모님들께도 당당하게 나는 이렇게 공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내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알려주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무조건 잘하는 것이 선생님과의 신뢰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솔직하게 말하고, 도움을 청하고, 자신의 실수를 어떻게 만회하는 것이 좋은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신뢰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핑계를 대는 것은 본능인 것 같다. 어른인 나도 핑계를 대는 것은 잘하니.. 그러니 어른들이 의식적으로 솔직하게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어른이 알고,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어떻게 서로 도울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
아이와의 관계뿐 아니라 솔직함으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것은 어른들끼리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른들끼리도 감추고 변명이나 핑계를 대는 것보다 솔직한 것이 매력이 있고, 오히려 서로 돕고 도와주고 싶어 지니까 말이다. 아이들도 계속해서 이런 것들을 배워나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