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돈 많은 백수가 꿈이에요~
공부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요즘 아이들의 과오
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Dec 14. 2022
나는 아이들이 공부를 하도록 동기 부여를 해야 했다. 첫 번째 이유는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만 나의 밥줄이 끊기지 않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야만 보람이 느껴지기도 했고, 셋째는 좋은 점수를 받은 아이들의 미소가 좋았기 때문이다.
밥줄이 끊긴다는 이유는 아주 원초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자선사업가도 아니기에 당연한 이유였다. 그렇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요즘 아이들이 나로 인해 조금 더 공부에 호기심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요즘 초등학교 교과서는 내가 어릴 적 보았던 고리타분한 교과서가 아니다. <안녕, 자두야>에 나오는 만화가 한편 나온다거나, 그림책이 종종 나와서 그 안의 내용을 묻거나, 그것과 비슷한 경험을 적도록 하는 부분도 있다. 예전에 종종 내가 학교 교과서를 읽으며 했던 "딴생각"이 이제는 교과서의 내용인 것이다.
국어영역에서도 뒷이야기를 꾸며 쓰는 부분이 있고, 사회에서는 옛 놀이가 무엇인지 알려주면서 그리운 사방치기나 제기차기 등이 나온다.
나도 아직 젊다면 젊은 나이인데 교과서를 볼 때마다, 혹은 교과서가 바뀔 때마다 어째서 이렇게 놀이에 불과한 이야기 들이 교과서에 나오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의 눈에는 그저 지긋지긋한 교과서일 뿐 관심이 전혀 없다. 왜 그런 것들을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외칠뿐이다.
성적에 예민한 것은 그렇게 교육을 받았던 엄마, 아빠들 뿐이고 아이들은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도 좀 모순인 것이 부모님들은 성적에 예민하면서도 어디서 어떤 소리를 들은 것인지 "성적은 중요하지 않아. 학교 성적이 높다고 해서 잘 산다는 법은 없다"라는 소리가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게 한다. 아직 초등학생일 뿐인데...
나는 유초등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자아가 덜 형성되어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다양한 기초 지식들을 두루두루 배워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점점 넓혀가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초등시기에 경험하는 다양한 경험들도 중요하다. 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다양한 실험도 따라 해 보고, 역사 속의 장소도 찾아가 보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호기심이 없는 것 같다. 다른 나라나 타인에 대한 호기심도 없고, 그저 자신이 무엇이 하고 싶은지, 먹고 싶은지에만 집중해 있는 것 같다.
호기심이 있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어야 그것에 대한 다른 궁금증도 생기기 마련인데 학교 공부도 힘겨워하는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아이들의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 종종 묻는 질문이 있다.
"너는 꿈이 뭐니?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내가 아이들에게 꿈을 묻는 이유는 잠시라도 아이들이 10년 2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것이 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 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기 위해서이다.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글쓰기 숙제의 주제로도 매년 등장시켰다
'1년 후의 나에게 편지 쓰기'
'5년 후의 나에게 편지 쓰기'
'10년 후의 내가 되어 일기 쓰기'
이 주제는 야무진 2학년 아이들부터 시작이 되는데, 이렇게 편지나 일기를 쓰는 아이들은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시간은 꽤나 진지해진다.
나의 질문 역시 매 해마다 묻게 되는데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선생님' , '유튜버', '연예인'으로 다양했던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면서 바뀐다.
그런데 성적에 따라 장래 희망도 달라지는데, 나랑 장기간 공부를 하며 차곡차곡 성실하게 공부해서 성적이 좋아진 아이들의 경우 '국제 변호사' '피아니스트' '과학자' '연구원' 등 내가 가르쳐 주지 않은 직업들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뭐 내가 늘 붙어 있는 것은 아니니 아마도 TV나 다른 매체에서 매력적으로 비친 것이겠지.
하지만 성적이 다소 좋지 않거나, 공부를 힘들어하거나, 나랑 고학년이 되어 만나 아직 함께한 시간이 깊지 않은 경우의 아이들의 꿈은 '돈 많은 백수'란다.
나와 장기간 공부한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로 구분했다고 해서 내가 무슨 그렇게 대단하다는 것은 아니고, 학습지를 오랜 기간 하는 가정의 경우 아이의 엄마와 나, 그리고 아이의 관계가 오래도록 형성이 되어있어서 학생의 엄마와 자주 학습적인 상담을 하게 되기에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서로 중요함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서야 학습지를 하는 경우는 자신의 학년의 공부를 소화하는 것이 어려워 학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경우는 정말이지 너무 힘들다. 이런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 밤도 지새울 수 있을 것이다. )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니, '돈 많은 백수'라니...
아이에게 그 꿈에 대해 물으면 "우리 엄마가 나한테 빌딩을 물려주려고 지금 열심히 일하신대요"라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니까 자신은 '건물주'가 꿈이라는 것이다. 어매.... 기가 찰 노릇이다.
나도 엄마이기에 아이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렇다고 아이의 꿈이 엄마가 사준 건물의 '건물주'로 그저 아무런 노력 없이 백수로 있게 하고 싶지는 않다.
얼마 전에 유튜브 짤에서 김호영이 이런 말을 한 것을 보았다.
"하고 싶은 것이 없어? 일단 일어나서 나가봐. 아무것이나 해봐. 그러다 보면 하고 싶은 것이 생길 거야." (제대로 재현한 것 같지는 않다..)
세상에 참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생각보다 많은 소설들이 재미있고, 글을 쓰는 것도 재미있다.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인스타에 올리는 것도 재미있고, 인스타 팔로워가 늘어나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젊은 때는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었고, 지금은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재미있게 느껴진다. 한때 꿈꾸었던 번역도 지금 하고 있는데 그것도 재미있다. 세상에는 내가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재미있는 것들이 보이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내가 가진 것들이 없으면 없을수록 무기력해지고 재미없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들이었다. 이 아이들은 이제 공부를 하기 시작했기에 공부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공부보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것이겠지. 이를 테면 게임이라거나...
하지만 이 시기에는 공부도 게임처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맞추기 놀이 같은 것 말이다. 예전에 신문에서 낱말 퀴즈 같은 것을 풀며 골똘히 생각했던 때가 떠오른다.
우리가 점수 1점에 울고 웃었던 기억들이 있기에 아이들에게는 그러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아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우리가 점수 1점에 울고 웃었던 기억들이 있기에 지금이 즐겁고 소중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그 1점을 위해 얼마나 많은 지식들을 머리에 넣으려고 노력했는지 기억해 보면 지금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그러한 소중한 기회를 빼앗지 말아야지.. 아이들아. 공부해라. 그것이 너의 미래를 탄탄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