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많은 만남과 헤어짐, 다양한 경험을 할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오늘은 내 아이의 졸업식이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했을 때로 타임머신을 탄 듯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는 아주 작아서 허리를 한참이나 숙여야만 아이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매번 입학식과 졸업식에는 형식적으로라도 꽃다발을 선물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이가 스스로 꽃다발을 주문했다.
"엄마, 나는 장미꽃이 좋아."
생화를 원하게 된 우리 아이를 위해 화원으로 향했다. 벌써 우리 아이가 생화를 좋아하게 되는 나이가 되다니...
등교하는 자동차를 타며 "아고.. 벌써 집에 가고 싶어.."하고 말하는 아이. 그래도 학교에 남자아이고, 여자아이고 친구가 잔뜩이다.
나의 학창 시절에는 친한 친구라고 불릴만한 친구가 거의 없었다. 중학시절의 친구들도 있지만 그들도 다양하거나 많지 않았다. 지금도 다양하게 만나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될 정도로 내 주변에는 사람들이 없다. 성향상, 나는 혼자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것을 즐겨하고, 스케줄이 많은 것을 버거워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이러한 모습은 굉장히 생소하면서 신기하게 생각이 된다. 그런 성향은 온전히 내 동생과 같아서 우리 아이는 어렸을 적부터 내 동생과 더 친하게 지냈다.
친구들은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학교는 귀찮아하며 졸업식도 귀찮아 하기에 별 감흥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졸업식이 끝나고부터는 주변의 사람들을 신경 쓰지 못할 만큼 침울해했고, 표정은 밝아지지 못했다. 원래부터가 감성적인 부분이 많았던 아이였다. 나의 편지에도 눈물을 엄청 흘렸던 아이니...
그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면서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겪었고, 많은 아이들의 입학과 졸업을 함께 했다. 아이들은 설렘과 반가움이라는 감정과, 슬픔과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배웠다.
보고 싶은 사람과 약속을 하는 방법을 배웠고, 싸웠을 때 감정을 추스르는 방법과 화해하는 방법 그리고 교제를 제한하는 방법을 배웠다. 같은 반이어도 모두가 친구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친구를 선택하는 것과 배려와 예의를 배웠다.
그렇게 다양한 상식들을 배우고 익혀가며 하루하루 커간다.
신기하게도 같은 것을 배우면서도 각자의 속도로 익혀간다. 그러다 보니 삐그덕 대는 경우도 자주 일어난다. 우연히 만나, 때로는 당기며, 때로는 당겨지며 살아가는 것이 삶임을 깨닫게 되는 거다.
학교를 완전히 졸업하면 입학과 졸업이 없는 것처럼 생각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
회사를 들어가는 것이 입학, 퇴사하는 것이 졸업, 다른 회사로 들어가게 되면 입학.. 또 졸업..
사람을 사귀는 것은 입학.. 헤어지는 것은 졸업..
다양한 형태의 입학과 졸업을 반복하며 우리는 성장한다. 처음에는 그 입학에 설레고, 그 졸업에 슬프기도 하지만 점점 무뎌지기도 한다. 그 속에서 진정으로 내 편도 찾게 되고, 아직은 덜 자란 나를 발견하기도 하겠지. 그러면 새로운 것을 배운 것에 감사하면 된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가 가지고 가야 할 감정과 지식은 무엇인지 선택해 보자.
하지만 그 어느 때에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은 절대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과 친하지는 못했어도, 힘들거나 좌절할 때 고개를 들 수 있는 나 스스로의 긍정 마인드도 있었지만, 도와줄 사람도 있었다. 친구도 있었고, 가족도 있었다.
그래서 다른 이가 힘들어하는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이건 나에게 굉장히 큰 결심이고 생각인데, 사람과 잘 동화되지 않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무 좌절만 하지 말 것. 힘들 때 주변에 날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 것. 그렇게 도움을 받고 또 받다가 누군가 너무나 힘들어 후들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살짝 들이대줄 것...
그것이 입학과 졸업을 반복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라는 것을 잊지 말자.
졸업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