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전에 찍은 사진 속은 온통 새하얀 풍경이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저녁 11시는 내게 아직 초저녁이었고, 바깥에서 있다가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었지만, 이제 나에게 11시는 집에서 잠옷을 입고 잠이 들 때까지 휴대폰을 들고 이것저것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다.
무서울 정도로 쏟아지는 눈 속에서 우산도 없이 뛰어다니다 문득 만난 정거장 옆 포장마차의 오뎅국물이 너무도 포근해 보여 들어갔다.
"아.. 옛날 생각나요. 이렇게 추운 날은 역시 떡볶이에 오뎅국물이죠."
어릴 적 먹었던 시원한 오뎅국물에 별다른 맛이 들어있지 않은 그저 매운 떡볶이..
이 또한 나중에는 피식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되겠지.
돌아보면 그렇게 잘 살게 된 것도, 그렇다고 엄청 못 살게 된 것도 아니다.
분명 슬프고 힘든 일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웃을 수 있는 날도, 꽃을 보며 살포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날도 많았다.
즐거웠던 날을 더 진하게 기억하고, 슬펐던 날을 더 연하게 기억하려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
눈물이 날 것 같은 영화를 볼 때는 눈물을 펑펑 쏟아냈고,
슬픈 노래가 흘러나올 때는 예전처럼 참지 않았다.
그만큼 내가 가진 고통 때문에 흘릴 눈물은 줄어들었고, 이유를 잊을 수 있었다.
나의 고통보다 더 슬픈 영화와 더 슬픈 노래가 있었기에...
반면 즐겁고 좋은 일은 더욱 즐겁게 느껴졌다.
긍정적인 글을 읽을 때는 더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
좋은 일이 생겼을 때는 더 많이 웃었다.
슬픈 어둠이 나를 휩싸고 있을 때, 나는 더 밝아질 내일을 볼 수 있었다.
이 어둠이 계속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이 어둠이 짙으면 짙을수록 내게 올 빛은 더욱 밝게 빛날 것을 알기에...
*어묵보다는 오뎅이 제 입에는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