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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Apr 13. 2020

연어와 어울리는 와인들

얼핏 스쳐가는 홈쇼핑 화면에서 동해안 연어가 올라옵니다. 흠 자연산은 가을에 잡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동해에서도 양식을 하나 하고 궁금함이 생기네요.


연어를 떠올리니 얼마 전에 읽었던 <디캔터>의 와인 페어링 기사가 생각납니다.


재미있는 것은 연어를 일단 자연산인지 양식인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기사 내용이었는데요,

저의 경우 생선은 자연산이 맛이 좋다고 생각해왔었는데, 연어가 그 선입견을 깬 첫 생선이었습니다. 


어느 날 찾아갔던 초밥집에서 스시를 쥐던 셰프가 연어를 올려주면서 이 연어는 양식입니다 라며 설명을 해준 적이 있었는데요, 셰프의 표현을 그래도 옮기면 "자연산 연어는 곰(?)이나 먹지 사람은 맛이 없어서 못 먹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우리의 입에 맞춰진 연어 맛은 기름기가 적당히 오른 양식산이어서, 자연산을 선택하면 고객들이 싫어한다는 부가설명과 함께요. 


우리 보고 송어를 먹어봤냐고 물어보면서 평소에 먹던 연어와 송어의 맛 딱 중간이 자연산 연어라고 하자,  일행 중 한 명이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래서 국내 상황에 맞는 양식 연어를 중심으로 <디캔터>의 기사를 또다시 국내 와인 구입 상황에 맞춰 바꿔 보겠습니다.


1. 팬에 지진 연어 요리 (Seared Salmon) 


사진상으로 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연어 스테이크와 가까운 것 같습니다. 뭐 스테이크가 팬에 지지는 것 아닐까요?



익힌 연어이니 자연스럽게 화이트를 선택할 것 같은데, 독특한 초이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Chilled Pinot Noir,


일반적으로 생선과 레드는 안 어울린다고 하는데, 오래 숙성시키는 고급 피노가 아니라 스테인리스에 숙성시킨 가벼운 피노는 조금 차갑게 해서 마시면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칠레보다는 뉴질랜드나 미국 워싱턴주 같이 좀 더 서늘한 기후의 피노누와들이 좋을 것 같습니다.

킴 크로포드는 항상 적당한 가격에 꾸준한 품질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킴 크로포드의 쇼비뇽 블랑을 즐기신다면 피노누와도 시도해 볼만 할 것 같습니다.


가성비 좋은 칠레산을 찾으시려면 서늘한 기후인 casablanca valley의 피노들인 몬테스나 코노 수르의 기본 등급을 구입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몬테스는 오크 숙성이긴 하네요)


 



만일 연어와 피노의 궁합이 마음에 드셨다면, 뉴질랜드 피노 중에 Craggy Range 같은 좀 더 고급 라인이 나오는 와이너리의 와인들을 시도해보셔도 좋을 듯싶습니다.



고급 부르고뉴는 웬만한 주머니 사정으로는 접근하기 쉽지 않지만, 고급 뉴질랜드 피노는 그리 멀리 있지는 않기 때문인데요, 베리향과 비타민향등이 강한 편인 일반적인 피노와 달리 상당히 다채로운 향기와 풍부한 피니쉬 감을 느껴 볼 수 있습니다.


화이트로는 샤르도네를 추천하고 있는데, 지난번 칠레 에라 주리 주를 소개해 드렸으니 이번에는 미국산 중에 국내에서 구하기 쉬운 캔달잭슨이 어떨까 싶습니다.

빈트너스 리저브 등급이 가격은 좀 더 착하지만, 가끔 그랑 리저브를 좋은 가격에 내놓기도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와인 행사에 그랑 리저브가 나온다면 한병 정도 챙겨두셔도 좋습니다.



캔달잭슨이 정말 이런 화이트를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와인입니다. 행사에 구입하신다면 아마도 가격 대비 최고의 맛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잘 숙성된 부드러움이 풍부한 향미와 함께 샤르도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 <사이드웨이>에서 주인공 마일즈가 샤르도네에 투덜거리는 이유가 너무 과도한 오크로 본연의 향이 사라지는 점과 너무 과도하게 숙성시키는 부분을 이야기하는데요, 부르고뉴 샤르도네를 카피하려는 상술이 빚은 문제점이 이 그랑 리저브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2. 훈제연어

 

예전에는 훈제연어가 일반적이었는데, 물류의 발달로 최근에는 신선한 횟감이 공수되면서 훈제연어의 자리가 점점 밀려 나는 듯합니다. 하지만 와인 안주로 딱 맞는 카나페에는 역시 훈제연어가 제격이겠죠.



디캔터는 리슬링과 스파클링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저라면 산뜻한 스파클링으로 갈 것 같습니다.

실제로 훈연을 통해 숙성된 훈제연어라면 적당한 기름기가 일품일 텐데요, 너무 단맛이 나는 스파클링은 기름기와 섞여서 느끼해질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단맛이 나는 화이트는 산도가 약하기 쉬운데, 조금은 짭짜름한 훈제연어에는 산도가 어느 정도 있는 화이트가 소금기와 잘 어울리게 해 줍니다.


스파클링은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라 워낙 다양하게 들어와 있으니, 와인샵이나 와인코너에서 편하게 가격대를 이야기하시고 드라이한 제품을 추천받으시면 될 듯합니다.


3. 스시


아마도 최근에 연어를 먹는 가장 흔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꼭 쥐는 스시가 아니라 덮밥 형태로 숙성 연어회를 올려 먹는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될 듯합니다.

뭐 당연하게 예상했던 쇼비뇽 블랑과 시트러스 느낌이 강한 샤르도네 (라고 쓰여 있으면, 산도가 높은 이라고 읽으시면 됩니다)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특별히 상세르를 권하고 있네요 


아직 국내에서는 만만한 가격의 상세르나 푸이 퓌메 같은 루아르 지역의 화이트 와인을 구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앙리 부르주와 레 바론이 가장 구하기도 쉽고 가격 대비 좋은 경험을 선사할 상세르 일듯 싶습니다.


국내에는 와인 스펙테이터의 90점이 와인 구입의 기준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와인은 무난한 가격대의 화이트 와인임에도 90점을 넘은 적이 있습니다.


원래도 중급 이상의 와인들이 많은 지역이기에 좀 더 착한 가격이 없을까 생각해보면, 예전 홈플러스가 한참 테스코 와인을 들여올 때는 파이니스트 시리즈로 적당한 가격의 상세르와 푸이 퓌메를 맛볼 수 있었는데, 만약 주변에서 구할 수 있다면 괜찮은 옵션일 듯싶습니다.




그리고 꼭 상세르가 아니더라도 뉴질랜드산 쇼비뇽 블랑이라면 연어 스시와 좋은 궁합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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