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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May 10. 2020

뉴 블루 <New Blue>

쉐르 레알리즘을 찍는다

요즘 들어 블루 색상이 주조를 이루는 이미지들에 부쩍 눈길이 가는 중에, 젊은 스웨덴 사진작가 Gabriel Isak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풍광을 배경으로 모델이 표현하는 초현실적인 상황을 렌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Sinking into Depths Unknown>


물 위로 올라온 모델의 얼굴이 수면에 비쳐서 대칭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처음 볼 때는 푸른색이 전달하는 고요함과 평온함이 눈에 들어오지만, 점차 수면에 반사된 아래를 바라보고 있는 얼굴을 향해 시선이 가기 시작하고 점점 짙어지는 푸른색이 확신할 수 있는 감정의 상태를 주시하고 있는 마음속에 내재된 불안한 잠재의식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The Flight>


잔잔한 첫 번째 사진의 배경과 달리 여기서 보이는 바다는 훨씬 바람에 요동치는 모습인데, 모델의 날리는 머리카락이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고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하지만 왠지 하늘의 구름이 걷히고 밝은 햇살이 곧 내려 비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나를 향해 날아오는 검은 새가 내 마음속 불안의 씨앗을 물어서 하늘 저 멀리로 사라질 것 같은 느낌 때문일까요?



<Illumination in the Dark>


바다와 하늘을 캔버스 삼아 모델과 자연의 모습을 아주 독특하게 잡아 내고 있습니다.

가장 아래에 있는 작품에서 모델의 머리 위로 떠오르는 하늘의 달이 마치 르네 마그리트의 사과처럼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회화에서의 초현실주의가 마치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유행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마지막 사진에서 보이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사소한 하나하나에서 얼마나 많은 복잡한 의미를 찾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사진에 대한 생각이 갑자기 아니쉬 카푸어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아니쉬 카푸어가 만들어내는 리플렉션과 디스토션은 은 새로운 Ways of Seeing에 대한 선지자적 예언인가 혹은 우리의 비뚤어진 시선에 대한 거대한 메타포 일까?"에 관해 고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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