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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May 26. 2020

미드 센츄리 모던 시대의 가구들

미드 센츄리 모던이란 인테리어 스타일이 한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미드 센츄리 모던 시대의 가구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초반부터입니다. 10여 년 이상 그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데, 뉴욕 타임스에서 그 인기에 대해서 조사를 했습니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의 대답은 대략 다음 4가지 카테고리로 모아졌다고 하는데요,


1.  Good for small space 

2.  Easy to find and available at every price point.

3. Classical shape

4. Goes with everything


그래서 일반적인 미드 센츄리 모던 시대 가구 소개글들과 다르게, 뉴욕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관점을 통해서 그 시대의 대표 가구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Good for small space


우선 작은 공간에 어울리는 디자인이란 무엇일까요? 단순히 사이즈가 작은 가구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설문조사에 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저 역시 작은 공간에 어울리는 디자인이란 의미에 많이 공감이 가는 데, 그 이유로는


첫째, 군더더기가 없는 심플한 스칸디나비안 가구들이 이 시기 가구들의 주류이기 때문입니다.


프리츠 한센을 위해 많은 의자들을 디자인한 아르네 야콥센의 가구들을 한번 보시죠.



Drop Chair



Swan chair


두께감이나 과도한 장식이 없이, 간결하고 균형 있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 이 의자들이라면 좁은 아파트가 주류인 국내 환경에도 잘 어울릴 것입니다.

 

둘째로 개별 가구가 자체로 하나의 오브제 역할을 충분히 할 만큼 예술적 가치가 뛰어납니다.

그렇기에 좁은 공간에 불필요하게 많은 장식을 하지 않더라도 이 가구들 하나 만으로도 충분한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Jean Prouve의 이 뛰어난 책장을 보면, 거실 한편이나, 서재의 벽에서 몇 권의 책, 음악 CD들 그리고 심플한 액자와 함께 멋진 공간을 마무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Jean Prouve의 책장에서 책을 한 권 뽑아 그 옆 거실 창가에 놓인 Arne Jacopsen의 의자에 앉아  Andras Schiff가 연주하는 Bach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며, 제가 좋아하는 달마이어의 프로도모로 내린 진한 에스프레소의 향기가 있다면 참으로 행복해질 것 같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sbOwhF1hFcg






Easy to find and available at every price point.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는 하지만 뉴욕의 전문가들과는 조금 다른 방향입니다.

국내에서는 이 가구들의 Replica (흔히 카피라고 부르는)들을 구하기가 무척 수월합니다. 당연히 가격도 착하고요. 그렇기에 조금만 발품을 팔 시간과 의지가 있다면, (물론 오리지널의 디테일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에서는 색다른 방향에서 좋은 가격으로 구하기 쉬운 디자인 들입니다.



Classical Shape


이 부분은 조금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클래식한 가구라고 생각하는 부분과 현지에서 클래식이라고 언급하는 부분에는 상당한 거리감이 존재합니다.




위의 이미지를 보시면 모던한 인테리어라고 생각되시나요 아니면 그 반대이신가요?

거실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지만 통창은 아닙니다. 현대식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지만 그 위에 장식물은 아르데코 스타일이지요. 그리고 중앙에 놓인 의자와 테이블은 전형적인 미드 센츄리 모던 스타일의 가구들입니다. Hans Wegner의 Shell chair와 Noguchi Table로 가구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아주 대표적인 디자인 들인데요, 우리 기준으로는 뭔가 모던한 인테리어 아닌가 생각하실 수 있지만 현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에게는 클래식한 에지가 들어간 디자인으로 보이는 장면입니다.


모던한 디자인은 아래에서 보시는 것과 같은 인테리어 이미지겠죠.



이태리 Minotti의 소파 시리즈입니다. 전체적인 높이가 상당히 낮습니다. 그래서 해외 인테리어 디자이너들과 농담으로 모던하게 하려면 얇은 패널을 바닥에 깔고 멋진 모던 가구라고 우기면 된다고 농담을 한 기억도 있습니다.


Goes with Everything


이 시기의 가구들이 대부분 단품으로 훌륭한 오브제 역할을 해주기도 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디자인들이라, 웬만한 상황에 다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Eames의 라운지체어입니다. 일반적인 거실 정경에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Eero Saarinen의 Tulip chair입니다. 대리석에 copper 인레이가 들어간 아르데코 스타일의 식탁과 잘 어울립니다. 마치 한 세트처럼 말이죠. 





패션에 센스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하는 코디 방식에 Mix n Match가 있듯이, 인테리어 역시 스타일과 소재 그리고 제품의 시대들을 자연스럽게 엮어서 나의 삶에 녹아들어 가게 할 수 있어야 진정한 고수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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