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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Jun 06. 2020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친환경 가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바뀐 일상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적 거리두기'(또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은행의 창구처럼 주 업무가 근거리에서 대면을 해야 하는 경우에 고객과 직원 사이에 투명 아크릴 등으로 차단막을 치고 있고, 개인위생 용품으로는 부직포가 주 소재인 마스크가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부직포들은 코로나 사태의 가장 일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이나 보건인력의 필수품인 방호복에도 주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나더라도,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회사에서도 직원 간에 일정 거리를 두고 업무환경을 꾸며야 하는 문제에 봉착해 있을 텐데요, 건축과 가구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Archtonic> 사이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미있는 제품이 소개됩니다.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디자인 회사 Molo에서 출시한 재미있는 칸막이와 소파 겸용 제품인데요,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친환경 재료인 종이를 소재로 만들어진 가구라는 점입니다.


Molo의 홈페이지에는 더 많은 종이로 만들어진 가구와 램프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가볍고, 견고하고, 재미있는 이런 제품을 보다보니 종이로 만든 가구에 관심이 많아서 한참 찾아 다녔던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종이로 이렇게 가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그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독일의 공업 디자이너인 Peter Raacke의 1967년 'Papp' 의자들이 제가 알고 있기로는 상업적 의미를 지닌 있는 가장 오래된 종이로 만든 가구입니다.



크라프트지를 사용해서 만든 의자라 가볍고 (아 물론 생각만큼 가볍지는 않습니다. 고급 크라프트지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박스용 크라프트지랑 밀도가 많이 다르거든요) 종이니까 당연히 제품 위에 자연스럽게 펜이나 물감을 이용해 위에서 본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재미있게 그림을 그려 넣을 수도 있습니다. 


60년대 이태리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플라스틱을 이용한 가구들의 출현과 맞물려, 독일을 중심으로 시작된 종이로 만든 가구들은 최근에는 상업용 인테리어 등에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




종이로 만들면 약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상당히 견고하며, 제작 기간도 짧고, 또 매장을 철수할 경우에도 철거와 처리가 용이합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특히 단기간만 운영하는 Pop-up 콘셉트 매장이나 전시회 부스 등에 적합하고 점점 더 많이 적용되고 있고요 


아래의 의자는 스타 스타 건축가인 프랑크 게리가 1980년에 디자인한 <Littel Beaver>입니다.



그 유명한 빌바오 구겐하임을 건축한 프랑크 게리는 친환경적이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의자를 디자인하기 위해 종이 가구 아이디어를 접목시켰다고 하는데, 아이러니하게, 이 의자들은 오히려 마치 작품처럼 한정판으로 제작돼서 건축가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출시되었죠.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로 플라스틱의 사용이 늘어다게 된다면, 반대급부로 이런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가구나 건축 트렌드 역시 활발하게 움직일 거라는 예상이 되는데, <레스토랑&바 디자인 어워드>에 출품된 인도 건축회사 Nudes의 종이를 이용한 인테리어 이미지를 보면, 우리가 가야 할 새로운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살펴볼 수 있을 듯 해서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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