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 쉬르레알리즘
2020년의 인테리어를 이야기하다.
코로나로 야기된 새로운 사회적인 경향들은 불확실성, 불안, 비대면, 탈세계화 같은 단어들을 부지불식 중에 우리의 인식 속으로 집어넣고 있습니다.
이런 거대한 사회의 흐름은 우리 삶의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최근의 인테리어와 가구의 흐름에서도 새로운 방향으로 인한 변화들이 종종 감지되곤 합니다.
미니멀
미니멀 인테리어의 기저에 포함된 핵심 요소는 단순함과 간단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능과 디자인에 있어서 필수적인 본질만을 남기고 불필요한 장식 요소들을 제거한다는 것이죠.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안정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화려한 스타일보다는 미니멀 스타일이 훨씬 적합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각자의 취향과 생활패턴에 맞춰서 필요한 부분만을 조합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아래와 같은 디자인의 소파가 '뉴 노멀' 시대의 '미니멀'이란 개념에 잘 어울릴 듯싶습니다.
각진 모서리나 날카로운 부분이 없는 아주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전해 주는 디자인입니다.
미니멀 스타일에 어울리는 그레이 컬러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최근에 심리적 안정감과 깨끗함, 순수함 이런 요소들이 강조되다 보니, 패션에 화이트 컬러의 사용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테리어는 이 화이트를 자연스럽게 포용할 수 있는 톤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패션과 인테리어, 모든 것이 화이트로만 이루어진다면, 20세기의 미니멀 스타일로 회귀하는 뒤쳐진 느낌입니다.
90년대를 배경으로 했던 영국 코미디 드라마 <Absolutely Fabulous>에서 90년대 미니멀리스트를 풍자하던 아래의 이미지처럼 말이죠.
벨기에의 젊은 디자인 그룹 "Valerie_Objects"에서 출시된 Assemble sofa 였습니다.
쉬르레알리즘
사회가 던지는 불안과 초조의 집단 사고에서 벗어나고 싶은 개인들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게 됩니다.
이렇듯 꿈과 같은 무의식이 드러나는 느낌의 디자인들 역시 점차 강세를 띠기 시작하는데요, 몽환적인 인테리어 분위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아래의 소파는 과거의 좋았던 기억을 더듬고 있습니다.
"Maison dada"라는 중국 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의 Major Tom 소파입니다. 중국이라는 명칭이 드러내는 의미가 유럽시장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냥 과거에 붙들려 있지만은 않은데, 패션이나 인테리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특정 중국 브랜드들의 특징은 우리의 선입견처럼 전형적인 모습의 이전 중국 회사들이 아닙니다. 거대한 중국의 자본과 시장이 유럽 또는 선진 디자인과 결합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적자생존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중국 브랜드이지만 위의 소파는 Thomas Dariel이라는 프랑스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디자이너는 회사의 창업자 중에 한 명이기도 한데요, 어떻게 보면 프랑스 디자인 회사가 상하이 오피스를 두고 있는데, 거기에 필요한 자본을 중국이 댄 것 같이 보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중국 회사라고 주장합니다. 중국 시장에서 그 편이 훨씬 마케팅이 유리할 테니까요.
제품을 살펴보면, 동양적 이미지에 유럽의 패션 스타일을 접목시킨 디자인인데, <Major Tom>이라는 특이한 제품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Major Tom은 데이비드 보위가 자신의 노래 속에서 만들어 낸 상상 속의 캐릭터인데, 데이비드 보위가 연출하는 캐릭터의 당시 패션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Thomas Dariel이 디자인을 통해 의도하고 있는 것은 그렇다면, 새로운 세상,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 세계, 그리고 우주와 같은 신비스러운 공간 같은 것이 아닐까요?
디자이너 스스로 이런 이야기를 남기고 있는데요 "Fifty years after the moon landing, we are still looking at the stars"
이처럼 점차 쉬르레알리즘 (무의식과 꿈의 세계)적 개념들까지 리빙 인테리어에 접목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소파였던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보위의 Space Oddity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YYRH4apX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