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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Aug 18. 2020

위대한 20세기 지휘자들 - 3

지휘자들이 뽑은 최고의 지휘자들 3번째인 이번 편에서는 2등으로 뽑힌 지휘자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사진을 보고 으잉(!)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지휘자들이 뽑은 최고의 지휘자 리스트의 위에서 2번째 칸은 바로 미국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차지했습니다. 총 24표를 얻고 있는데 제 예상보다는 순위가 많이 높습니다. 


한국에서는 호불호가 심한 편이죠, 국내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솔직히 호보다 불호가 훨씬 커 보이기까지 한 지휘자인데 세계 음악계의 현역 지휘자들은 그 반대로 호가 불호보다 많아 보이네요.


특히 소장파들의 지지가 많은 편인데, 독일 출신의 지휘자 Markus Stenz가 남긴 지지의 변을 들어보면 왜 소장파 지휘자들이 번스타인을 좋아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Leonard Bernstein made music accessible to so many young people, and I myself used to be besotted with his Harvard Lectures"


https://www.youtube.com/watch?v=8fHi36dvTdE&list=PL6DY3I6m2_i8B3Wb3rxPNxXEPavny4QdD&index=2&t=0s


한국에서 besotted를 찾아보면 "술에 취한"과 같이 뜻을 알려주는데, 캠브리지 사전에 의하면 Besotted는 "completely in love with someone and always thinking of them"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번스타인이 보여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초보자나 어린 학생들을 위한 그의 노력 이런 모습들이 젊은(상대적으로) 지휘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지휘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들 그리고 말러 교향곡들을 좋아하며, 그가 작곡하고 직접 녹음한 <Westside Story>와 <Candide>는 아주 사랑합니다.


<Candide-서곡>

https://www.youtube.com/watch?v=6ZPF5mPIpXU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https://www.youtube.com/watch?v=J4feLVLg46k


틀을 깨는 신선한 사고와 전통이라는 이름의 과거에서 약간 벗어난 그의 이력 덕택에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은 아주 색다르게 들려옵니다.


하지만 그의 베토벤과 바그너는 저와는 방향이 많이 다른데, 저는 좀 더 뚫고 올라오는 에너지가 담긴 연주를 선호하는데 의외로 번스타인의 베토벤은 이지적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번스타인을 선택한 지휘자들 중에 눈에 띄는 지휘자들을 꼽아보면, 우선 여성으로 하프시코드 연주자로 시작해서 바로크 음악 지휘에 장점을 보여주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Emmanuelle Haïm 이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지휘자는 번스타인과 하이팅크 그리고 래틀을 뽑고 있는데, 왠지 제 생각에는 음악성 자체의 영향보다도 뽑힌 지휘자들이 보여주는 민주적인 오케스트라 운영 스타일에 대한 호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사이먼 래틀이 보여주는 해석의 방향과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기도 합니다.


https://youtu.be/KZjw4b3HA1Y



그녀가 지휘한 헨델의 <메시아>는 이전까지 영국 출신의 고음악 전문 지휘자들이 보여주는 명료하고 중도적인 연주와 달리 각 프레이즈에 대한 해석이 상당히 세밀한 디테일까지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템포의 선택에 있어서 변화의 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인데 ( 물론 그렇다고 Fbio Biondi의 사계 같은 변화무쌍한 템포는 아닙니다) 템포와 다이내믹을 세련되게 변화시키며 각 음들의 디테일을 살려내는 것은 래틀이 드뷔시나 말러 등을 연주할 때 흔히 보이는 특징이기도 하죠.


또 다른 고음악 전문 지휘자인 William   Christie와 René  Jacobs도 번스타인을 꼽고 있는데, 각각 래틀과 라인스도로프 그리고 래틀과 아바도를 선택하고 있는데, 고음악 전문 지휘자라서 뭔가 그 방향성에 있는 지휘자를 선호할 것이라는 것은 단순한 저의 선입견이었나 봅니다.



Valery   Gergiev도 번스타인을 선택했는데 그가 선택한 다른 두 지휘자는 푸르트벵글러와 미트로풀로스로 아마도 게르기에프는 3 지휘자의 즉흥적인 면모들(좀 더 좋게 표현하자면 창의적인 그러니까 기존 틀을 깨버리는)을 지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https://www.youtube.com/watch?v=3OUNlac-oJg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https://www.youtube.com/watch?v=Cog0I8cOZcA


이런 맥락을 바탕으로 번스타인이 지휘한 쇼스타코비치와 미트로풀로스 그리고 게르기에프가 지휘한 쇼스타코비치를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아주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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