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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Aug 25. 2020

소파 디자인의 끝판왕들 - 2

1편에 이어 최고의 명품 소파 디자인들을 골라 봤습니다.



1.  Roche-bobois의 MAH JONG


사각형 모양의 쿠션을 쌓아 올린 모습이 마작을 연상시킨다고 생각했을까요? 1971년 Hans Hopfer의 디자인으로 세상에 등장한 이 소파는 그때까지 가구업계나 디자이너가 품고 있던 소파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뒤 흔드는 혁신적인 발상이었습니다.


 


20세기 후반을 지나가며 유행을 타기 시작했던 모로칸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낮은 높이의 쿠션들을 각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게 한 이 MAH JONG 시리즈는 이후 유명 디자이너들의 리빙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유니버설디자인도 독특하고 개성 강한 디자이너들의 특징을 구현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Missoni Home


Jean Paul Gaultier Home




2. Baxter의 DIANA CHESTER



이 박스터의 체스터 소파는 Chester라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전해 내려오는 디자인 양식을 어떻게 재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답안을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품위 있고 깔끔한 그래서 남성의 댄디함이 강조된 오리지널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 미학을 살짝 틀어서 우아하고 글래머러스한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시키고 있습니다.


박스터의 소파들은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독특한 디자인보다 사용된 소재의 특징 때문에 마음을 잡아끌고 있는데, 1편에서 소개했던 폴트로나 프라우의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의 가죽과는 결이 다른 두껍고 뻣뻣한 느낌이지만 시간과 자연(햇볕)의 도움을 충분히 받아 빈티지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가죽의 묘한 질감과 색감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3. Walter Knoll의 FOSTER 502



소파를 디자인한 유명 건축가인 Norman Foster의 이름에서 모델명이 탄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노만 포스터는 가장 최근의 프로젝트인 Apple Park로 유명세를 탄 건축가인데요

 


오늘의 애플이 있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와 마찬가지로 영국 출신인 노만 포스터가 미래를 향한 애플의 새로운 본사를 설계하고 있었네요.


Foster 소파는 기능에 충실하며 군더더기 없는 바우하우스 전통에 따른 독일식 디자인의 정수를 보는 느낌입니다. 제품 구성 요소 간의 비례와 균형이 중요한 독일 브랜드들은 대체적으로 곡선보다는 직선의 느낌이 강한 편인데 이 소파 역시 그런 전통적인 디자인 언어에 충실한 아주 스탠더드 한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독일 디자인에 충실한 가구들은 이미지로 보았을 때는 크게 감흥이 없지만 실제 현장에 놓이게 되면 주변의 상황에 상관없이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스타일입니다. 두드러지는 특징이 적다 보니 국내에서는 독일 브랜드의 인기가 이태리 브랜드보다 적은 편이지만 야외활동보다는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긴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계신다면 독일 디자인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옵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다가 "어 놀이 왜 독일 브랜드야?"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Walter Knoll은 독일 가구 브랜드이고, 국내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Knoll은 Florence Knoll이 설립한 미국의 가구 브랜드입니다. 


Knoll은 미드 센츄리 모던 시기의 유명 디자인 가구에 대한 라이선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Walter Knoll에 비해 인지도가 훨씬 높은 편입니다.


반데로어의 바르셀로나 체어도 제 기억으로는 오리지널 제품은 Knoll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Established and Sons의 Quilt




프랑스 출신의 형제 디자이너 Ronan과 Erwan Bouroullec가 디자인한 Quilt 소파는 이 듀오의 디자인에서 자주 보이는 특징인 소재의 질감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소재 중에 특히 원단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다 보니 덴마크의 유명한 원단 업체인 Kvadrat쇼룸의 전면에 이 디자이너의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Kvadrat showroom



영국의 신생 가구 브랜드인 Established & Son은 철저하게 컨템퍼러리에 자신들의 디자인 정체성에 대한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Zaha Hadid나 Amanda levete처럼 형태나 소재의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는 건축가들의 가구 디자인이 꽤 많은 편입니다.


Zaha Hadid - Aqua Table


Amanda Levete - Drift bench


Amanda Levete의 벤치는 마치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보이기까지 하는데,  가구가 차지하는 공간과 지니고 있는 전통적인 의미의 형태를 해체해서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재구성해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5. Moroso의 My Beautiful Backside


전면


후면



이태리의 이 재기 발랄한 가구 브랜드에서는 독특한 디자인의 가구들이 참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유일한 약점은 공간의 제약이 많은 편이라 아무나 쉽게 접근하기 힘들게 하지만 쇼룸에서 잘 세팅된 제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귀여운 반려동물을 보는 듯한 반응이 터져 나옵니다. 


소파의 모델명도 아주 재미있죠. "My Beautiful backside"


이 아방가르드적인 소파에서 런던의 RCA (Royal College of Art)에서 각각 디자인과 가구를 전공한 부부 디자이너 Nipa Doshi & Jonathan Levien의 뛰어난 독창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총 10개의 소파를 두 편에 걸쳐서 살펴보았는데,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소파들을 꺼내서 다시 살펴보니 10개만 고르기가 너무 힘들 정도로 멋진 디자인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디자이너들의 신선한 발상과 창의력에 새삼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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