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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Sep 14. 2020

비~이인, 비~이인, Nur  ♫~ ♫~  

쇤베르크, 구스타브 클림트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좋은 기분으로 잠시 침대에서 편안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익숙한 멜로디가 입가를 따라 흘러나옵니다.


"Wien, Wien nur du allein~"


맑은 목소리의 독일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가 부르던 느낌이 좋았는데, 언젠가부터 플라시도 도밍고의 음성으로 더 자주 나오는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x-LXbv6wnM 



빈을 많이 사랑하고 있던 작곡가와 작사가의 사랑이 잘 배어있는 부드럽고 감성적인 멜로디가 빈에 대한 아련한 환상을 만들어 주는 아름다운 노래인 것 같습니다.


노래를 듣다 보니, 오랜 시간 서양 음악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도시인지라, 빈과 관련된 많은 음악가의 이름들이 떠오르는 데, 오늘 소개할 이 작곡가도 바로 빈을 대표하는 음악가입니다. 


1874년 9월 13일 빈에서 태어난 현대 음악의 창시자 아르놀드 쇤베르크입니다.

작곡자이자 음악이론가였으며 동시에 많은 후학을 길러낸 음악 교육가이기도 한 쇤베르크는 히틀러의 유태인 탄압으로 미국 망명을 떠나기 전까지 빈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을 하며 현대 음악의 기틀을 세웠습니다.



I never was very capable of expressing my feelings or emotions in words. I don't know whether this is the cause why I did it in music and also why I did it in painting. Or vice versa: That I had this way as an outlet. I could renounce expressing something in words.



그는 교육가이자 음악학자로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있는데, 위에서 소개한 그의 이야기는 감정의 표현에 대한 언어와 예술의 차이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음악사에 있어서 가장 구조적이고 논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 12음 기법의 창시자인 쇤베르크 역시 예술의 존재 목적으로 우리의 행동과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는 감정이라는 것을 언어(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한계점에 대한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기쁘게 해주고 있습니다. 




쇤베르크의 음악을 시기적으로 나누어 보면 말러의 영향을 받아서 후기 낭만주의 스타일의 음악을 작곡하던 초기와 점차 조성을 탈피해 나가던 중기 그리고 12 음 기법을 완성시키는 말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음악사적인 중요도는 말기로 갈수록 높아지겠지만 아무래도 대중적인 인지도는 초기 작품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바그너의 유도동기와 말러의 관현악 스타일이 합쳐진 <구레의 노래>와 표현주의적 기법이 내포된 <정화된 밤>등이 일반적인 음악 애호가의 입장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쇤베르크의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요,


https://www.youtube.com/watch?v=wLdG3EsU8FQ&list=OLAK5uy_l8ppD0hTIo7HMfTOHGUrb31ON6ZCK1bKo


기대에 살짝 못 미치는 지크프리트 예루살렘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뛰어난 보컬을 들려주고, 곡 전체의 음악적 통일감과 균형미에 있어서 가장 앞서있는 리카르도 샤이의 녹음과



https://www.youtube.com/watch?v=FXhAtBT57zA


늘 그렇듯이 현미경으로 미세하게 들여다보는 듯한 감각적인 현의 움직임이 새로운 느낌을 부여해 주는 2002년 래틀과 베를린 필 녹음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래틀은 유튜브에서 찾기는 어렵네요)




쇤베르크란 이름은 신기하게도 빈을 배경으로 하는 유명한 영화 속 주인공과 연결이 되는데, 빈 출신의 위대한 미술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I >에 숨겨져 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우먼 인 골드>에  작곡가 쇤베르크의 친손자가 전쟁으로 빼앗긴 재산을 되찾으려는 아델레 블로흐의 후손을 대리하는 변호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뉴욕 노이에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는 클림트의 대표작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은 화가의 모델이자 동시에 후원자였던 아델레 블로흐-바우어를 그린 작품으로 그림에 보이는 금빛 색상이 실제로 금박 장식을 한 것으로 유명하죠.


당시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던 빈의 예술적 분위기가 잘 담겨있는 작품인데, 이 작품의 소유권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많은 풍랑을 만났다가 끝내 후손들의 손에 돌아오게 된 비화들이 영화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요 로케이션이 빈이다 보니, 빈의 멋진 거리 풍경을 느껴볼 수 있고, 헬렌 미렌의 뛰어난 연기를 감상하실 수 있는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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