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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Sep 15. 2020

로알드 달을 기리며 - 사랑스러운 책장들 1

“So, please, oh please, we beg, we pray, go throw your TV set away, and in its place you can install, a lovely bookcase on the wall.” - Roald Dahl



세상을 향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간절히 전달하고자 했던 작가 로알드 달은 1916년 9월 13일 웨일스 랜더프에서 태어났습니다. 


노르웨이 이민자였던 부모의 영국식 교육에 대한 열망 덕에 영국에서 교육받고 자라난 그는 아이들과 동물 등을 주요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독창적이고 기발한 상상력이 넘치는 멋진 이야기들을 세상에 선보였는데요


오늘은 그가 남긴 명언 속 "Lovely Bookcase"가 떠오르는 멋진 책장 디자인들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책에 욕심이 많은 편이라 책장에 관한 판타지 역시 아주 큰 편인데, 간신히 12개의 디자인으로 좁혀 봤습니다.


각 6개 모델씩 총 2회에 걸쳐서 펼쳐질 책장 디자인 구경 한번 해보시겠어요?




1. Inside Out by Polart




모델명이 제품의 특성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요? 멋진 바로크풍의 책장 아우트라인을 그대로 내부에 재현해 낸 멋진 디자인입니다. 


Polart는 Modern Baroque Lifestyle을 표방하며 등장한 미국의 가구 회사입니다. 폴리머 소재를 몰드로 떠서 만든 가구로 바로크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훌륭하게 재해석해내고 있습니다.


 

인도어에서도 멋진 인테리어를 완성해 내지만 아웃도어에 아주 특화된 브랜드인데요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이다 보니 강렬한 색상의 적용이 용이해 기존의 아웃도어 가구들과 차별화를 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몰드를 사용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물론 이 브랜드만의 특징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대부분 이런 부류의 가구들이 플라스틱 자체로 마감이 끝나고 있는데 반해  Polart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의자의 방석이나 등받이 부분에 패브릭을 사용해 쿠션을 넣어서 여타 제품들이 단단한 표면 질감으로 인해 실제 앉으면 많이 불편했던 단점을 삭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Sunbrella라는 특수 원단은 고급 요트 등에 주로 사용되는 바닷물과 태양 자외선에 대한 색상 불변 등을 보장해주는 기능성 제품인데, 이를 통해서 독특한 디자인과 편안함을 주는 기능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아웃도어 가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공식 딜러가 없어서 본사에 연락을 했는데 한 컨테이너에 해당하는 물량을 주문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포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ㅠㅠ





2. Sendai by Horm





유리처럼 보이는 선반은 미러링 효과를 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이며, 지지를 하고 있는 기둥의 원목은 월넛과 앨더(오리나무)를 적절하게 붙여서 자연스럽지만 아주 세련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사회적 단절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어가는 지금 시간에 정서적인 안정감과 편안함을 전해 줄 수 있는 디자인이라 생각됩니다.


토요 이토가 디자인한 이 환상적인 책상은 최초 출시 당시에는 한정판으로만 소개되었는데,  탁월한 디자인 가구를 출시하던 작은 규모의 Horm이 이제는 이태리 대형 가구 회사와 합병을 성사시켜서 정식 출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장의 디자인 원형이 토요 이토가 설계한 건축물의 형상에 있다는 것입니다.


센다이 시에 지어진 Mediatheque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숲에서 자라나는 나무들의 내추럴한 형상을 건물의 구조물에 적용한 탁월한 감각이 돋보입니다.





 





3. Paustian Stack shelving system designed by Anders Brix



덴마크의 건축가인 Anders Brix가 덴마크 가구 브랜드인 Paustian을 위해 디자인한 모듈형 책장입니다. 


레고의 나라 덴마크에서 개발된 책장답게 간단한 몇 가지 모듈을 사용해 선반을 계속해서 쌓아 나갈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처음 책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때 소장하고 있는 책의 권수와 몇 년이 지난 후 책의 양을 비교해 보면 책을 좋아하는 책벌레들은 그 증가한 양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해있는지 놀랄 때가 많죠. 그럴 때마다 책을 수납할 가구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데, 이런 확장형 책장들은 처음 설치를 해놓고 책이 늘어나는 것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덴마크 디자인답게 간결한 선과 차분한 색상의 미니멀한 스타일 역시 실제 사용할 장소의 다양한 환경에 무난하게 어울릴 듯합니다.


  

4.  Webweb by Zeitraum 




마치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좌우 위로 계속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모델명을 WebWeb이라 붙인 듯 보입니다.


뒤판 지지 없이 자유롭게 좌우와 높이 확장이 이루어지게 된 시스템 책장인데, 부분적으로 확대한 아래 이미지를 자세히 보시면 세로판(책장의 측판)과 가로판(책을 올려놓게 되는 선반)이 서로 엇갈리게 맞물려서 좌우 흔들림을 보정하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뒤판이 완벽하게 지지를 해주는 것보다는 지지력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디자인적인 요소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견고성도 확보한 구조입니다.


가구 브랜드의 이름이 시간과 공간이니 뭔가 현대 과학스러운 이미지를 풍기고 있는데, 실상은 원목을 사용한 가구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소재에는 비취, 메이플, 오크, 체리 그리고 아메리칸 월넛을 사용하고 있고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원목 소재에 관한 재미있는 점은 이태리 가구 브랜드들은 애쉬를 많이 사용하는 데 반해서 독일이나 북유럽 브랜드들은 애쉬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유명한 미대 목공예과 교수님이 과거 유명 인테리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애쉬에 대한 사랑을 설파하시는 바람에 한동안 목공방을 중심으로 애쉬를 못 구해서 애를 먹던 적도 있었는데요, 애쉬는 결이 곱고 색이 좋지만 독일과 북유럽에서 선호하는 하드우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죠. 강도가 약한 것은 오히려 휨 같은 문제가 덜 생기니까 습도가 높은 국내 환경에서 원목가구 제작 시에는 훨씬 용이한 편이지만 원목의 휨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독일과 북유럽 등에서는 선호도가 떨어집니다.


또 결이 곱고 차분한 점이 디자인적으로는 그 위에 도장을 한다던가 천연페인트를 칠할 경우에 결이 살아나는 등의 장점이 있지만 천연 오일이나 왁스 마감을 선호하는 경우에는 이런 장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원목의 색상도 국가별 선호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편인데, 이태리에서 주로 사용하는 유럽산 애쉬들은 아주 예쁜 아이보리나 크림에 가까운 색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애쉬는 통원목이 아닌 일종의 무니목 가구에 마감재로 이용되는 베니어(한국에서는 무늬목이라는 애매한 명칭으로 부르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큰 편인데 유럽에서 사용하는 베니어의 두께는 한국에서 보는 종이 같은 무늬목은 아닙니다. 소재의 질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정도의 두께감을 가진 베니어들도 상당히 많이 사용되며 고급 브랜드들은 당연히 이런 소재만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베니어임에도 오일 마감을 하기도 하고, 오염이 심한 경우 샌딩하고 다시 오일 작업을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두께를 가지고 있습니다) 형태로 사용되는 편이 많습니다.


반대로 자이트라움등 독일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비취, 오크, 아메리칸 월넛 등은 원목의 코어 부분과 외곽 부분의 색상 차이 등이 오히려 내추럴한 원목의 느낌을 강하게 들게 하기 때문에 특별히 원목 위에 색을 입히지 않고 오일 마감 등으로 자연스러운 질감을 중시하는 독일 및 북유럽 등에서는 이런 원목들의 사용이 훨씬 많습니다.




e15, team7, zeitraum같이 뛰어난 디자인을 가진 원목 가구 브랜드들이 원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한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은 원목 애호가인 저에게는 좀 슬프게 느껴지는데, 점점 더 더워지고 습기가 높아지는 날씨에 좋은 원목 가구를 보는 일은 더욱이 어려워 질듯 하네요.





5. Bookshelves by Arlex design 




스페인 아를렉스 디자인에서 나온 책장입니다. 이 모델은 디자인보다는 기능적인 면으로 고르게 되었는데,


위의 이미지에서 보시는 것처럼 디바이더 스타일의 책장은 거실 등 오픈된 공간에 책을 두고 싶을 경우 좋은 솔루션이 되어 줍니다. ㄱ자 형태로 고정되는 기능이 있다면 더욱 좋은데 아무래도 오픈형이기에 뒷 지지 판이 있는 일반적인 책장에 비해 좌우 흔들림에 약할 수밖에 없기에 ㄱ자로 고정되었을 때 훨씬 더 견고해집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보통 천정에 고정하는 방식을 이용해 좌우 흔들림을 잡아줄 수 있게 설치하여야 합니다.


이런 스타일의 공간 디바이더 역할을 하는 책장을 고를 때는 선반의 깊이가 깊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좀 더 견고하고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책을 양쪽에서 각각 수납하면 하나의 책장으로 2배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집 거실에 설치한 책장도 이런 스타일인데 독일에서 착한 가격으로 고른 제품이어서인지 아니면 오래돼서 그런지 설치된 스타일의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어서 가장 유사한 디자인 제품으로 보여드렸습니다.. 


Huelsta Now!


제가 사용하는 모델의 현재 홈페이지 이미지인데, 지금은 많이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서랍에 멋진 유리 도어까지 추가할 수 있게 되었네요.  제가 구입할 당시에는 책장에 집중되었던 시스템이라 다양한 사이즈의 선반을 구성할 뿐이었지만, 견고하고 깔끔한 디자인 덕에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6.System  by Porro






이태리의 고급 가구 브랜드의 책장 시리즈들은 위의 사진처럼 아주 높은 위치로 설치하고 사다리를 추가할 수 있는 모델들이 많습니다.


언젠가 저만의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면 꼭 천정고를 높이 해서 이미지에 나오는 것처럼 높은 책장을 설치하고픈 바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비슷비슷한 로망을 가지고 계실 것 같은데, 과연 꿈을 이룰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1편에서 총 6개 모델을 살펴보았고 다음 편에 계속해서 나머지 6개 모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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