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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Sep 18. 2020

로알드 달을 기리며 - 사랑스러운 책장들 2


로알드 달의 이야기에서 시작된 북 케이스 이야기 두 번째 편입니다.



7. Shanghai by Alivar



'컨템퍼러리 퍼니쳐' 


이태리의 명품 가구 브랜드인 Alivar입니다. 


이 브랜드의 가구를 보면 '멋진 디자인'같은 류의 느낌의 감상이 아니라, '정말 비싸겠구나'와 같은 어찌 보면 아주 속물적이고 본능적인 반응이 튀어나오게 되는데요


위의 책장도 책을 수납한다는 기능적인 관점은 크게 중요시되지 않고 장식적인 관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브랜드 측에서 제안하는 이미지를 보더라도 상당히 큰 럭셔리한 공간의 장식으로 적용되고 있는 예를 발견할 수 있는데, 


책을 올려놓을 선반부의 마감 재질이 콘크리트(?)라서 노출 콘크리트 등으로 마감된 갤러리 느낌의 넓은 공간에 잘 어울리는, 말리부의 높은 언덕에 지어진 갑부들의 현대식 저택이 떠오르는 럭셔리 가구입니다.


사진상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실물이 주는 눈이 번쩍 뜨이는 듯한 느낌을 전부 전달하기는 역부족인 듯싶습니다. 





8. Quantum by Glas Italia






직장 초년병 시절, 당시 구독하던 영국의 경제주간지 The Economist에 실렸던 광고를 보며 막연히 품었던 해외출장에 관한 저만의 Dream이 있었는데, 젊은 시절 막연히 품었던 허영으로 가득 찬 이 환상 속에 등장하는 호텔방에는 유리로 만들어진 가구가 있었습니다.


당시 고베항을 바라보고 있는 오사카 베이 지역에 새로 지어진 하얏트 리젠시 오사카가 바로 광고의 주인공이었는데, 그래서 오사카 출장 기회를 잡게 된 후에 출장지에서 한 시간이나 떨어진 바닷가 호텔을 예약했던 젊은 시절 객기에 관한 추억이 있습니다.


 Glas Italia는 유리를 이용해 다양한 가구를 만들고 있는 브랜드인데, 뭐 당연히 대부분은 테이블이나 장식용 소품 등이지만 이렇게 유리로 된 북 케이스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색상의 유리박스를 혼합한 듯한 이 유리 가구 역시 이미지로는 그 느낌이 충분히 전달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9. 526 Nuage - By Cassina ( Designed by Charlotte Perriand)


양 측판 사이에 가로 선반과 세로 지지대로 구성되어 있는 보편적인 기존 책장의 디자인 개념을 뒤바꾼 

이 책장 디자인은 이후 많은 follower들이 탄생하며 책장 디자인 영역에서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1920년대에 디자이너가 쌓인 컨테이너의 모습에서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가구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기 시작하다가 일본 방문 동안 얻게 된 동양적 디자인 개념을 적용해 1940년 디자인의 완성을 보게 되었다고 하며, 현재는 이태리 Cassina에서 생산 라이선스를 얻어서 출시하고 있습니다. 




10.  String by String Furniture




Nisse Strinning과 그의 아내인 Kajsa Strinning에 의해 탄생됩니다. 다양한 색상의 선반과 쉽고 다양한 확장성 등 당시를 관통하고 있는 디자인 언어를 토대로 탄생한 클래식 디자인의 책장 시스템입니다.






11. Domino by Porada






상업 공간을 장식하던 시스템이 집으로 들어오게 된 독특한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초반 인테리어 잡지에서 이 색다른 제품의 이미지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는데요, 거실과 방을 잇고 있는 공간의 디바이더로서도 기능 및 디자인적으로 충분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우리나 미국 등에 비해 대형 TV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인 유럽에서는 위의 이미지처럼 TV를 거치하는 디자인으로도 적용이 많이 되었던 다목적 시스템 수납장 겸 책장입니다.

로알드 달이 보았다면 기껏 없애라는 TV와 책장이 결합된 이 스타일을 보고 경악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12. Regal IQ by HolzManufactur 



독일의 작은 원목 장인 브랜드인 HolzManufactur의 이름을 널리 알린 1등 공신인 책장입니다.


사실 디자인 자체로는 특별할게 전혀 없죠. 이 제품이 유명세를 탔던 건 전통 목공기술을 적용해서 탄생한 원목 책장이기 때문인데요,




위의 이미지에서 보시는 것처럼 선반의 양쪽에 튀어나와 있는 타원형의 목재 부분이 선반에 파져 있는 홈에 끼워지면서 고정이 되는 단순한 방법이지만 나사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고무망치 하나만으로 조립과 분해가 아주 쉽게 이루어지고, 더군다나 뒷부분에 지지대판이 없는 구조임에도 거의 흔들림이 없는 견고함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2편에 걸쳐 총 12개의 책장 모델을 살펴보았는데요, 책장 디자인을 열심히 뒤척였는데 책이 고픈 게 아니라 음악 한편이 고파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위대한 문학작품이 음악으로 옮겨진 대표작품 중 하나인 베르디의 <오텔로> 1막 "Gia Nella Notte Densa"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Z1a7JEwxz8


전성기의 도밍고와 막 뜨기 시작할 무렵의 안젤라 게오르규입니다. 도밍고가 가지고 있는 중고음 영역의 기름기 넘치는 목소리는 베르디의 오텔로와 아이다(라다메스 장군 역) 등에서 가장 빛나는 것 같습니다.  


 전투에서 이기고 돌아온 오텔로와 데스데모나가 둘만 남아서 점차 깊어가는 밤과 조용해지는 분위기를 빗대어 두 사람 간의 사랑의 절정을 노래하고 있는 장면인데, 이렇듯 아름다웠던, 그렇기에 영원하리라 여겼던 이들의  사랑이 질투라는 결함 하나에서 시작돼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인생의 단면을 발견해내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천재성이 새삼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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