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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Sep 21. 2020

빛과 시간

Keith Sonnier, Tracey Emin,  Ravel

아인슈타인 이후로 우리는(심지어 물리학이라는 학문에 관해 완전한 무지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빛과 시간이라는 두 단어에 묘하게 끌리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영화나 소설 등에서 이 두 현상의 관계를 이용한 독특한 스토리들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되고 있죠.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Arrival>등이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인간의 사고라는 행위에 있어서 시간이란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 준 아주 색다른 관점을 가진 이야기였죠.


그런데, 예술에 있어서도 이 두 단어가 만들어 내는 묘한 감성을 독특하게 느낄 수 있는 장르가 있었습니다. 바로 조각인데요,  


알렉산더 칼더를 소개하며, 칼더는 자신이 만들어 낸 <Mobile>이란 개념 속에, 공간에 멈춰있던 조각의 부동성에 "시간"이라는 요소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역동성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번 글에서 소개할 작가는 1960년대에 조각 장르에 "빛"이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미술에 있어 또 다른 신 개념을 심기 시작한 장본인입니다.


2020년 7월 18일 타계한 미국 출신의 미술가 Keith Sonnier입니다.




   


1960년대부터 꾸준히 네온과 형광등, 그리고 반사판의 역할을 해내는 구리와 알루미늄 등을 이용해 빛을 조각하기 시작한 키스 소니에의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예술성은 일반 미술애호가의 입장에서는 이해의 폭이 제한적이지만, 그가 시도한 이 새로운 예술은 몇 세대를 건너며 따뜻하고 열정에 불타는 후대 작가들에 의해 힘든 시대를 밝혀주는 환한 빛과 열정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Neon Sculpture> by Tracey Emin


삶과 예술을 하나로 일치시켰다는 이야기를 듣는 트레이시 에민은 끊임없이 자신의 삶과 감정 등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며 한 인간의 삶에 관한 다양한 스토리들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Neon Sculpture>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은 작가의 감정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느끼게 해 줍니다.


Neon is emotional for everybody”  

                                                        - Trcey Emin








트레이시 에민처럼 개념 미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로버트 몽고메리도 빛을 잘 이용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트레이시 에민의 직관적이고 개인적인 관념의 어구들에 비해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시적인 어구들을 사용하는 편이죠. 


<Fire Poems> by Robert Montgomery 


심지어 단순한 네온빛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시를 태우는 행위를 통해 빛이 가지고 있는 계몽이라는 상징에 불타오르는 열정까지 더하고 있습니다.



다 타버린 불, 그렇게 꺼져버린 빛은 우리에게 어둠을 상기시키는데요, 빛이 사라진 뒤, 흔들리는 감정들을 잘 그려내고 있는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를 들으며, 빛이 지나간 시간을 묘사하고 있는 소리들도 한번 느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VPV7rnhry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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