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을 개척하다.
이런 어마어마한 제목으로 소개되는 오늘의 주인공이 궁금하신가요?
20고개로 주인공에 대한 힌트를 드려볼게요.
1. 남자입니다 (X)
2. 누구의 엄마로 유명한가요(X)
3. 유명 정치가의 아내인가요(X)
4. 과학자인가요 (X)
5. 사회운동이나 봉사활동으로 유명해졌나요(x)
6. 돈이 많나요(O)
7. 부잣집에서 태어났나요(X)
8. 운동선수인가요(X)
9. 연예인인가요(O)
10. 영화배우인가요(영화도 찍었습니다)
11. 그럼 모델인가요(모델 경력도 있네요)
12. 그럼 가수인가요(O)
흠 그렇다면 이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쟈쟈~ 쟌!!!
네 바로 미국의 팝 가수 마돈나입니다.
엥?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신다고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마돈나가 어떤 사회적 편견과 장벽을 넘어서서 뛰어난 여성 아티스트가 되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마돈나는 1958년(58년 개띠생이시네요)에 카릭 집안에서 태어나 '베로니카'란 세례명도 있다고 합니다.
1983년 데뷔 앨범을 내지만 실제로 저희가 기억하는 마돈나의 데뷔는 1984년 'Like a virgin'입니다.
(1984년을 잘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우선 위키디피아에서 나오는 마돈나 항목의 첫 번째 설명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Madonna is known for pushing the boundaries of songwriting in mainstream popular music, as well as imagery in music videos and on stage.
이렇듯 마돈나는 경계를 넘어서는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그는 이 첫 번째 앨범인 'Like a virgin'을 통해 당시 미국 사회의 장벽(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그 거대한 장벽과도 같은)을 부셔버리려는 시도를 합니다.
1984년 당시 미국은 LA 올림픽이 열렸고, 공화당의 레이건과 민주당의 먼데일 후보 간에 대통령 선거전이 펼쳐지던 해입니다. LA올림픽은 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보이콧한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소련을 비롯한 다수의 동구권 국가들이 마찬가지로 참가 거부를 한, 이념의 대결장이 되고 말아 버렸습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보수 후보인 공화당의 레이건이 대통령 선거에 승리를 거둡니다. 레이건은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전의 패망과 제2차 오일파동을 겪으며 경제 침체기에 빠지기 시작한 미국에게, 80년대 초반 일본의 성장 등은, 보수와 국수적인 사회 분위기가 점점 더 굳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었습니다. 최고령의 할리우드 스타 출신 대통령은 문화계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물결이 훨씬 거세질 수밖에 없는 sign이었을 겁니다.
이 우파가 휩쓸고 있는 사회에 마돈나는 폭탄을 집어던집니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신디 로퍼가 "Girl just want to have fun" 등의 노래로 장벽에 돌멩이를 던지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Like a virgin
Touched for the very firs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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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ear is fading fast
Been saving it all for you
'Cause only love can 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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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me strong, yeah you make me bold
물론 가사 대부분은 일반적인 노래에서 사용되는 콘셉트와 아주 유사합니다.
하지만 가사의 몇 줄을 살펴보면,
수줍고 미숙한 처녀 같은 여자(사회가 원하는)가 두려움이 사라지고, 그리고 사랑으로 강해지고 대담해집니다.
마돈나는 이 노랠 부를 때, 대부분의 공연에서 목에는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옷차림은 창녀와 같이 꾸미고 있습니다.
더 이상 우리가 수동적인 남성의 소유물이 아니며, 목에 건 십자가가 항상 virgin을 의미하지도 않을 거라는 이 도발적인 노래가 당시 미국 사회에 던진 충격은 정말로 엄청났던 거지요.
미국의 주류 세력은 그 사상적 바탕에 기독교와 시온주의를 깔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십자가를 창녀의 이미지로 채용한 이 방법은 (회계한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와의 무지-신을 몰랐던-)와 달리, 당당히 주류 세력에게 도전장을 내민 셈이 돼버린 것이죠.
이 숨겨진 기호들을 읽던 주류 세력은 난리가 났고, 이 기호를 읽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물결에 몸을 맡긴 새로운 세대들은 이 기호에 길들여져 지게 됩니다.
이 like a virgin의 비디오도 상당히 함축적입니다.
마돈나는 베네치아의 곤돌라 위에서 요염한 춤을 추며 이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이 곤돌라는 '산타 루치아'를 부르는 뱃사공들로 유명합니다.
7인의 성녀 중 한 명인 산타 루치아를 소리 높여 찬양하던 베네치아의 곤돌라라는 공간은, 성녀를 팔고 있는 상업 현장의 최일선이라고 보고, 이를 풍자적으로 표현한 걸까요?
이렇게 산타 루치아가 울려 퍼지는 공간을 'Like a virgin'을 통해 직설적으로 세속의 현장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퀸'은 1984년 앨범 'works'를 통해 'Radio ga ga'와 'I want to break free'를 발표합니다. 똑똑한 밴드의 꾀 많은 시도였지만, 사실 works는 퀸의 가장 실패한 작업 중의 하나로 여겨집니다. 마이클 잭슨은 아예 좀 더 그로테스크하게 'thriller'를 들고 전쟁터에서 빠져 버리고 말지요.
이렇듯 마돈나의 파괴력이 당시 사회의 주류세력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쉽게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자면, 1983년, 그러니까 바로 일 년 전에 그래미상 'song of the year'에 폴리스의 'everybreath you take'가 선정됩니다. 저항을 말하던 록앤롤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사랑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전 세계를 강타한 지 딱 1년 만에, 포르노를 들고 등장해서 주류를 엿 먹인 마돈나.
이 하나만으로도 마돈나는 한 사회의 장벽을 깨뜨린 여성으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