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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Aug 01. 2021

cardboard로 만든 조각작품들

최근에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 사용된 종이 침대에 대한 글을 쓰고 난 직후라서 그런지 영국 아트 잡지가 올린 트위팅에서 "Cardboard Structures"란 표현을 보자마자 엄청난 궁금함이 생겨났습니다.


3명의 작가가 소개되었는데, 함께 살펴보시죠


1. Tobias Putrih


슬로베니아 출신의 작가입니다. 일상에서 쉽게 발견되는 하지만 우리의 시선을 그다지 끌지 못하는 소재들을 주로 사용해서 설치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Connection 2004


이 <connectioon>이라는 작업은 카드보드 박스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서 커다란 Arch형태의 조각을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포장박스가 가지고 있는 연약하고 뜯기고 버려진(포장을 뜯고 그 안에 보관된 상품을 꺼내고 나면 포장박스의 존재의 의미는 사라지는 것 아닐까요?)  이미지가 하나가 되어 아주 단단한 연결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형태상으로는 많이 다르지만 저에게는 왠지 서도호 작가의 이 조각 작품을 떠오르게 합니다




서도호는 매쉬 원단을 이용해 건축물 형태를 재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Floor> 같은 개념을 등장시키는 설치 작품들도 꽤 유명하죠.




Tobias Putrih의 작품 하나 더 보실까요?


<Compression>


허니콤 형태로 계속 연결된 이 종이 패널은 건축이나 가구 등에 사용되는 경량패널 내부를 지지해주는 소재입니다.


가볍고 약하고 저렴한 이미지의 종이들이 우리의 시선 밖에서 세상을 지지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작가는 개별체로서 존재의 의미가 그렇기에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자꾸만 미약한 부속으로 전락하고 있는 개개의 인격체들이 어떻게 전체 사회를 지속시키기 위해 희생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듯하기도 하고,

좀 더 직접적으로 작품의 외형을 눈여겨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는 현실 세상의 현상들이 얼마나 편견과 뒤틀린 시선을 통해 오해받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주변에 흔한 종이 소재를 가지고 이토록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예술가의 창의력에 다시금 놀랄 따름입니다.



2. Nina Lindgren



  

스웨덴 출신의 조각가가 만들어 낸 종이 도시는 우리가 도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달리 대지위로 세워져 있지 않습니다.




마치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천장에 매달려 공중에 떠있는 형상을 구현해 내고 있는데,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잠깐 찾아보니 brutalist architecture에 관심이 많다고 하는군요, 

이 부분에서 갑자기 작품에 대한 제 첫인상이 복잡하게 꼬여가기 시작합니다


화면을 통해 작품을 처음 처음 보았을 때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네 몽셍 미셀 섬이죠.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어딘가 천상의 장소, 환상과 꿈이 가득한 듯한 공간 이런 느낌을 받고 있다가 갑자기 brutalist architecture가 머릿속으로 등장하면서 복잡해집니다.


Geisel Library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등장한 이 건축 양식은 거대한 석조 블록의 이미지들이 겹쳐져 쌓아 져 올린 느낌이 강하죠. 


프랑스어로 거친 콘크리트를 의미하는 Béton brut에서 그 용어가 유래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2차 대전이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당시의 시대적 흐름을 따라 힘찬 움직임, 역동성 그리고 자신감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비인간적이고 기계적인 느낌에 대한 반감, 그리고 도시 개발이 어느 정도 끝나가는 시기적 이유 등으로 인기가 저물어 갔던 건축양식입니다.


사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거형태로 많이 지어지는 고층 아파트도 큰 범주에서는 이 brutalist architecture에 들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한참 디자인이 후지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다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 있는 Landscape로 인정받고 있죠 (국내보다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오히려 더 훈훈하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그쪽에서는 드문 건축 형태여서 그런지)


이 건축양식의 일반적인 특징은 거칠고 마감이 안된 질감, 그리고 평이하지 않은 형태, 육중해 보이는 소재, 직선의 과도한 사용과 작은 창문 등이라고 하는데 Nina Lindgren의 종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질감과 형태 그리고 작은 창문 등이 나름  brutalist architecture의 특징과 유사하네요.









3.  Zimoun


3번째 작가는 찾아보니 스위스 출신의 예술가로  sound sculpture로 유명하다고 소개되고 있네요.





Sound sculture는 저도 최근에 관심이 생긴 분야라 별도의 편에서 좀 더 상세히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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