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술잡지가 트위터에 올린 이미지에서 처음 만나게 된 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보고 그만 숨이 멈춰버렸습니다.
제 숨을 멎게 한 작품은 영국의 조각가 Penny Hardy의 <The Kiss>였는데요,
영겁의 시간 동안 삭아져 내리고, 거센 바람에 뜯겨나가고, 쏟아지는 비를 맞고 녹슬어 버린 이 아련한 몸뚱이들의 잔재,
하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놓지 못한 채 이렇게 아련하게 마주하고 있는 녹슨 고철 덩어리,
용도가 다한 폐기 직전의 모습, 이런 순간이 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또는 할 수 있을까요?
물리적인 형체에서 생명(수분)이 다 빠져나가버리고, 한 줌 가루가 되어 바람 속에 휘날리게 될 그 순간까지, 대지를 향한 마지막 아쉬움에 붙잡혀 선 자리에서 그대로 돌이 되어 버린 그녀
작품의 이미지를 보며 처음 머릿속에 들어온 생각은 바로 망부석이었습니다.
"너는 어디 가고 나만 홀로 남아, 그대로 녹슬어 가는...."
제 마음을 미리 읽었는지 작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이렇게 망부석이 돼서, 세월에 부스러져 내리고 있는 작품도 있더군요
왜 여성만이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다가 망부석이 되어야 했을까에 단순히 남녀불평등이란 단어들이 떠오르던 시절도 있었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무언가를 깨닫게 되니 이제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남성들이 여성들만큼 진실된 사랑에 관해서 마음 깊이 진정으로 느끼고 이해하는 경험을 체험할 수 있을까?"
페니 하디의 조각을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아이네아스를 떠나보내고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탄식하며 죽음을 맞는 디도 여왕이 떠오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TV6F3lTU7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