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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수의 왕 Oct 13. 2021

<멀홀랜드 드라이브> 그리고 20년

20년 전 오늘 기념비적인 영화 한 편이 미국에서 개봉을 했습니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인데요




명확한 줄거리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애매하게 전개되어 나가는 영화의 내러티브 탓에 대중적인 인기가 많지는 않지만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한번쯤은 꼭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실존에 대한 것인지 또는 상상 속의 개념들인지, 우리가 일상 속에서 현실이라고 자각하는 것은 실제의 현실이 맞는지, 그것이 현실이 아니고 환상이지는 않을지, 마치 이런 질문들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는 듯한 영화는 어쩌면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장면들을 병치시키는 쉐르리얼리즘적 스타일의 독특한 미스터리 누아르물을 완성시키고 있는데요


영화가 결말에 다가갈수록 왠지 서로 연관성 없어 보이던 사건들이 마치 한 점으로 수렴하는 듯한 묘한 느낌을 갖게 하지만, 결론에 대해서 명확한 결말을 내지 않다 보니, 딱 맞아떨어지는 스토리라인과 닫힌 결말을 선호하는 국내 팬들에게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배우 지망생인 베티 엘름스는 LA 이모 아파트에 도착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상태로 숨어 있는 여자를 발견합니다.  그녀는 한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는 자신을 영화에 출연한 주인공인 여배우 리타 헤이워드의 이름을 따서 리타라고 부르기 시작하는데, 베티는 그녀의 가방에서 많은 현금과 열쇠를 발견하게 되고, 마치 그 열쇠로 래빗 홀을 열기라도 한 듯 이 두 명의 여인은 묘한 미스터리 사건으로 점점 빠져들어가게 됩니다.


시종일관 데이비드 린치의 특징인 서스펜스와 충격적인 영상들이 영화를 움켜주고 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데 과연 이들 앞을 기다리는 현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사실 영화 속 주인공의 한 줄 대사가 이 영화에 대한 감독의 시각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It'll be just like in the movies. Pretending to be somebody else.

 

                                                                                                              - Betty (Naomi Watts)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혼돈, 그리고 눈에 보이는 현상에 대한 인식의 문제들을 끝이 없는 듯한 미스터리를 통해 긴장감 넘치게 연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배우들의 연기나 감독의 연출 등 많은 면에서 시대를 앞서는 예술성을 보여주는 <멀홀랜드 드라이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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