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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y Lee May 13. 2020

롤 모델이요? 그런거 없습니다 : 초보 실장의 3원칙

아닌데 버티면 잃는게 더 많다.

무리뉴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지난 나를 돌아봤을 때 나의 가치관은 반면교사로 형성됐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롤모델을 찾고 그 사람을 닮으려 하는 것과 달리, 나는 내가 경험한 사람들로부터 ‘저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심지어 우리 부모님에게도) 면접 자리에서 당신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았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 때마다 대답을 하지 못하거나 억지로 떠올린 누군가를 버벅거리며 얘기했던 이유도 다 이 때문이다.


굳이 꼽으라면 축구감독인 무리뉴를 좋아하긴 한다. 재치있는 입담과 스타성,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거만함과 오만함에도 실력으로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의 업적. 하지만 무리뉴 역시 ‘롤모델’ 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무리뉴는 장점과 단점이 너무 명확하고 그 차이가 크다. 입 털다 망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게다가 면접 자리에서 무리뉴 얘기를 했다가는 100% 탈락일테니 입 밖에 꺼낸 적도 없다.


인생의 롤모델은 제쳐 두더라도 회사에서의 롤모델은 매우 중요하다. ‘그 사람’을 통해 어느 정도 나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고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에서의 리더 혹은 뛰어난 선임들이 많은 직원들의 롤모델로 비쳐지곤 한다.


나 역시 회사생활과 외부 미팅, 강연을 하며 수 많은 리더들을 만나고 경험했다. 가까이는 함께 일했던 팀장부터, 실장, 본부장, 대표에 이르기 까지 참 많은 유형과 직책의 사람들을 만났다. 세상에 두 명은 없을 것 같은 양아치도 있었고, 최종 던전에서나 나올 법한 빌런도 있었다. 물론 좋은 사람, 뛰어난 사람, 계속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도 많았다.


어쨌거나 덕분에 쌓인 경험치는 내가 리더의 자리에 앉게 됐을 때 좋은 지침서가 되었다. 애초 직책이나 직급에 대한 욕심은 없었기에 좋은 리더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이 것만은 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만 지키자는게 나의 신념이었다.



하나, 명령하지 말자.


as is...


회사는 그냥 상명하복의 구조다. 편하다. 그리고 심플하다. 항상 모든 일은 ‘이걸 해야 하는데, 언제까지면 되겠니?’와 같이 시작한다. (솔직히 본인 역시 종종 명령을 받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 이미 정답은 정해져 있고 그에 따른 이유는 갖다 붙이기 나름이다. 때문에 했던 말을 바꾸는 것 또한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팀원의 불만은 쌓이고 리더는 점점 왕따가 되어 간다. 식당에서 다같이 자리에 앉을 때 모두가 팀장 옆에 앉기 싫어 뻘줌거리며 눈치 싸움하는 조직의 특징이다.


to be...


필요한 업무가 있다면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설명한다. 팀원에게 업무 진행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시한다.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으나, 이 과정을 거치게 되면 팀원의 업무 이해도, 수행력, 속도 및 산출물 등에서 기대치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났을 때 ‘척하면 척’ 맞아 떨어지는 팀원들과의 호흡을 기대한다면 시간을 들여 투자할 가치가 있다.



둘, 시간을 주고 과정을 함께 하자


as is...


팀장은 괜히 팀장이 아니고, 선임도 괜히 선임이 아니다. 이들은 경험을 기반으로 매우 뛰어난 업무 퍼포먼스를 갖고 있다. 그렇다보니 그들이 업무를 할당하며 기대하는 퍼포먼스 또한 그들의 기준에 맞춰져 있다. 퀄리티는 당연하고 특히 속도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본인은 하루면 끝낼 수 있는 업무를 이틀, 삼일 동안 붙잡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올챙이란 단어는 이들의 사전에 없다. 결과를 받아 본 그들은 깊은 한숨과 함께 결국 본인이 직접 해결하는 것이 낫겠다며 야근을 자처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의 반복은 본인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만 할 뿐이다.


to be...


언제까지고 모든 일을 혼자 할 순 없다. 업무 데드라인이 급박한 것이 아니라면 충분한 시간을 할당해 주고, 일 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중간중간 계속해서 피드백을 줘야 한다. 완성본을 가져오라 하지 말고 초안부터 보며 뼈대를 잡아줘야 한다. 결과를 보고 틀어진 업무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시간, 인력 그리고 감정의 소모가 너무 크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 과정을 통해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인 스스로에게도 효율성을 가져다 준다.



셋, 팀원마다 접근방식은 달라야 한다.


as is...


보통 팀장과 같은 위치에 올라서면 자신의 스타일대로 팀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그려온 방향과 모습대로 모든 팀원들에게 동일하게. 하지만 팀원의 성향과 욕구는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무난하게 회사생활을 오래 하는 것이 목표일 수 있고, 누구는 성장에 대한 욕심이 많다. 누군가에게는 자극을 통한 동기부여가 필요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칭찬이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제각각인 팀원들에게 업무지시와 피드백,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일괄적으로 하다 보면 분명 부작용이 생긴다.


to be...


본인의 경우 본인보다 나이와 경력이 많은 팀원부터 첫 회사 동기, 주니어 신입사원, 경력직 등 다양한 팀원들과 함께 일했다. 매일 또는 매주 팀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각 팀원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였다. 업무 지시와 동기부여에 있어 각각 원하는 니즈가 달랐다. 이런 노력이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지만, 이후에는 분명 팀원들과의 소통이 훨씬 수월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팀원들의 자존감 그리고 자신감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팀원들이 업무에 임하는 태도, 결과물에도 분명 영향을 미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함께 오래 일할 수 있는 동료이기 때문에 나 역시 노력하고 동료들에 맞추어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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