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을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자식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운 소명 같은 것이 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그럴 것이다. 그것이 직접적인 지식의 주입일 수도 있지만, 흔히들 말하듯 부모로서 본을 보이다 보면 그것이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체화되는 과정을 거쳐 서서히 한 인격체로서 색깔을 갖춰가게 된다.
회사가 망해 갈 무렵, 추접스러웠지만 내가 처한 상황을 가끔가다 장황하게 설명할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허황됐지만 이런 끔찍한 상황을 아빠가 어떻게 헤쳐 나오는지를 지켜봐라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실패로 돌아갔고, 의도치 않았지만 지금은 다른 측면의 교육을 하고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한번 실패하면 얼마만큼 피폐해질 수 있는지, 그 이후로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가족 간의 연대와 유대는 어떻게 실금이 갈 수 있는지 등등...
모든 것을 리셋하고 난 이후에 비로소 난, 그래도 굴하지 않는 한 인간을 보여주고 있다.
자식들이 나처럼 살길 바라지 않는 모든 부모들의 맘처럼, 나도 나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는 조용히 내 갈길을 간다. 스스로의 눈으로 지켜보고 깨달으며 각자의 인생을 잘 살아내길... 이제는 교육이 아닌 응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