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 같은 사람, 가방 같은 사람

2023년 6월

by 아버지의 일기장

비 오는 날에 적어보는 인생 이야기


보자기 같은 사람이 있고, 가방 같은 사람이 있다. 가방 같은 사람은 애당초 모양이 정해져 있는 가방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것들만 담을 수 있지만, 보자기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 어떤 상황이 와도 그에 맞게 모양을 바꿔가며 담아낸다.


한복은 평면적, 2차원적이다. 양복은 입체척, 3차원적이다. 그래서 한복은 여유가 있다. 기분에 따라, 약간의 신체변화에 따라 착용감이 달라지는 양복은 애당초 딱 맞춰져서 여백이 없기 때문에 조금만 안 맞아도 불편함을 느끼는 반면, 한복은 웬간해선 늘 입던 옷이 갑자기 불편해 지진 않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요즈음 느끼는 화두는, 내가 인생을 살면서 뿌린 씨앗, 내가 한 행동, 내가 가졌던 생각, 내가 보여줬던 모습들이 결국 내 후손들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줘서 그것들이 오늘 나타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흔히들 늦은 때라는 건 없다, 오늘이 가장 빠른 때다라는 얘길 하는데 이제라도 좀 더 넉넉함을 갖춘 인생을 살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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