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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Sep 13. 2022

#14 서비스의 코어 타겟, Persona (2)

내 프로젝트에 꼭 필요한 퍼소나의 필수 요소들

프로젝트를 위한 퍼소나를 만드는 방법

현재 운영 중인 회사의 서비스라면 기업 안에 매출 등 여러 지표가 쌓여있을 겁니다. 그리고 기업의 임직원들의 경험과 머릿속에는 우리가 진정으로 공략해야 하는 대상이 누군지 어느 정도 그려져 있을 거예요. 이런 기본 단서가 있다면 나머지 빠진 조각들을 채워 넣는 작업들은 그리 어렵지 않을 테지만...


우리는 이제 새롭게 구축하고 제안하는 서비스인데 기본 단서가 있을 리가 만무합니다. 그럴 때를 위해 짜잔, 우리는 데스크 리서치와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들을 이미 찾아두었을 거예요. 거기에 이미 모든 단서가 담겨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계속 '등산'을 예시로 들었었는데 이 조사 자료에는 최근 등산 문화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2030 세대의 유입이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럼 전 당연히 2030을 기준으로 하나의 인격을 형성해 나가려고 할 겁니다. 


그리고 그 주제를 계속 깊게 조사해(Drill Down) 나가면서 몇 가지 사실을 추가로 알게 되었는데, 이런 등산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 중에 최근엔 노◯페이스 엄홍길 대장 패키지가 아닌 레깅스! 무려 레깅스를 입고 인증샷을 찍는 현상이 있더군요!


'레깅스 등산' 검색 결과


제게는 일종의 문화 충격과도 같은 일이지만 시대는 빠르게 흐르고 저는 늙고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중요한 사실은 이 현상을 서비스 문제 해결의 한 실마리로 가져가고 싶다면 제 퍼소나는 확실히 여성을 타겟을 해야 합니다. 이 이미지 어디에도 남성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아닌가... 있나?


이제 범위는 2030대 여성으로 좁혀졌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자료를 조 사하다 보면 주로 가는 등산 코스의 카테고리(작정하고 큰 산을 오르는지, 여유 시간에 자유롭게 동네 산을 오르는지)도 파악할 수 있을 거고, 주로 등산하는 시간대나 등산의 목적(취미생활? 자기 관리?) 그리고 여러 가지 단서를 추가로 알게 될 겁니다.


이런 것들을 모으고 모아 여러분의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할 것 같은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이미 많은 자료를 조사해 왔다면 이건 상식과 추론의 연장선이니 이번엔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을 겁니다.



퍼소나에도 함정은 있어요, 이건 꼭 넣어주세요!

계속해서 데스크 리서치나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에서 모양새만 따라 했다간 피노키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퍼소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여기에 들어가는 요소들도 우리는 원리를 알고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 잔소리 겸 다시 한번 그림을 보여드릴게요.


이전 글에서 소개했던 퍼소나 기본 양식


1. 사진은 꼭 일반인 사진으로!

우리는 이 가상의 인물을 강하게 연상하고 감정을 이입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 첫 번째는 사진! 

얼굴이 제대로 드러난 사진이어야 해요. 가끔 일러스트나 연예인 사진 또는 분위기만 느껴지는 뒤통수 사진을 쓰는 친구들이 있는데 절대 금물입니다. 일단 일러스트는 현실감이 떨어져서 감정의 이입이 힘들고, 연예인은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상상의 부산물들이 더해지기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뒤통수 역시 그 인물의 표정과 감정에 이입하기 힘드므로 피해야 해요.


그렇다면 사진은 꼭 메모하세요, '일반인의 자연스러운 전면 사진이 가장 좋습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인터넷에서 사진을 퍼오진 마세요, 초상권이 있으니까요. 가급적이면 주변 지인을 통해 사진을 찍어 쓰는 게 좋습니다.


2. 인적사항과 Biography

사진 다음에 중요한 건 인적사항과 이 사람의 기본적인 생활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Biography입니다. 예시 이미지의 좌상단에 나온 것처럼 질답 형태로 이름과 나이, 직업, 거주지, 결혼 여부 등 기본적인 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들을 나열해 줄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Biography는 이전 글에 예시로 들었던 "야! 이렇게 빡빡하게 만들면 우리 앤드류 씨가 쓰겠어? 만원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양반이 이렇게 빼곡하고 세밀한 정보를 컨트롤하는 게 쉬워 보여?" 기억나시죠?


이런 상상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들이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이 사람의 생활 패턴을 간략하게 묘사해 주는 게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등산을 언제 어떨 때 어떻게 가는지 같은 정보들을 담을 수도 있겠네요.


3.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Goals) 및 불편한 점(Frustrations)

여기서 Goals는 이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에서 해소하고자 하는 주요한 니즈들을 설명해 주면 좋습니다. 단, 작성할 땐 기계적인 3인칭이 아닌 이 사용자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하는 1인칭 표현으로 써 주면 더욱 좋아요. 그리고 Frustrations는 Goals와는 반대로 기존 서비스들에 대한 불편한 점을 써줍시다.


그럼 여기까지만 작성해도 이 사용자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걸 불편해하고 어떤 걸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가 이미 머리에 그려지기 시작할 거예요,


4. 개인의 성향을 나타내는 지표 표현

예시의 우상단에 보면 Personality라는 항목이 있을 거예요. 쉽게 생각해서 이 사용자의 성향이나 성격을 표현하는 지표들이라고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표현이 단순히 '성격 : 내성적'과 같은 질답이 아닌 1차원 포지셔닝 그래프를 활용하고 있어요. 


이 부분이 중요한데, 지금 당장 친구를 만나 "너는 조금 내성적인 사람이야"라고 말해봅시다. 그럼 그 친구는 정말 내성적인 성격일지라도 괜스레 기분이 불쾌할 수도 있어요, '아니 지는 얼마나 활발하다고 나한테 내성적이래? 소심 하단 거야 뭐야?'


그럼 여기서 표현을 바꿔서 해봅시다. 바를 그려놓고 왼쪽 끝에는 내성적, 오른쪽 끝에는 외향적이라고 써둡시다. 그리고 중간에서 약간, 아주 약간만, 10% 정도만 내성적인 쪽에 점을 찍고서 다시 한번 말해봅시다. '너는 요정도 내성적인 사람이야', 이제 친구는 훨씬 덜 불쾌해할 겁니다. 스스로도 어느 정도 내성적인걸 아는 친구라면 그 정도를 이해하고 그래도 공감할 여지를 남겨둘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이건 일종의 주관을 객관화하는 형식이라고 보면 좋을 거 같아요. 

여러분의 퍼소나를 보는 모든 사람, 이게 만약 현업 프로젝트라면 함께 일하는 동료들조차 '성격 : 내성적'은 얼마나 내성적인지에 대해서 일정한 공감대를 이루기가 어려운데 표현양식만 바꿨을 뿐인데 이 얼마나 에 대한 공감이 형성될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다.


그렇기에 개인의 성격과 같은 부분들은 요런 표현방식이 바람직한 표현양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Motivations 같은 것도 사실은 이 Personality의 하위 개념 정도로 다뤄도 되기에 저렇게 굳이 따로 구분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5.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선호하는지!

이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죠. 


OpenGraph 데이터 표현 인스타그램 (좌) / 페이스북 (우)


똑같은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있는 정보를 표현하는 양식입니다. 하나는 인스타그램과 하나는 페이스북이에요. 페이스북도 사실 인스타그램과 같은 OpenGraph 표현 양식은 있지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저렇게 각 서비스마다 표현 양식이 하나라고 가정해 봅시다.


자, 우리 프로젝트에도 이미지와 텍스트가 혼재된 컨텐츠를 가진 화면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퍼소나는 인스타그램을 정말 많이 쓴대요. 그럼 우리는 어떤 양식을 따라야 할까요? 세상을 등지려는 반항아가 아니라면 분명 페이스북 양식을 고르지는 않을 겁니다.


사실 인터페이스는 내가 기존에 학습해서 알고 있는 유사성에서 편안함을 더 느끼게 됩니다. 내가 익히 알고 자주 접하던 것과 새로운 것은 좋게 말하면 새로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추가 학습의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의도된 스트레스야 문제는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사용자에게 많은 학습을 시키는 건 불필요한 일이니까요.


어찌 되었든, 이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나 제품들은 우리가 이렇게 무언가의 고민을 하게 될 때에 판단의 기준의 역할들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요소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핵심 요소를 채우고 나면 살 붙이기

이 핵심 요소 5가지를 채우고 나서도 뭔가 굉장히 심심할 겁니다. 그리고 가상의 인물에 온전히 감정 이입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예요, 단적인 예로 제 수강생 중에는 애견 관련 병원 진료 서비스를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런 예시를 들어주었습니다.


제가 기르고 싶은 포메라니안 블랙탄


'개를 기르는 사람이라면서 강아지의 정보는 없는 게 말이 되겠어?'


퍼소나에 담기는 항목은 절대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을 채우고 난 다음에는 여러분 스스로부터, 그리고 평가관이 이 가상의 인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들을 풍부하게 덧붙여줘야 합니다. 위의 예시처럼 플랜테리어 서비스를 하는 친구라면 기르는 식물이라던지, 아니면 제가 지금 주제 예시로 계속 들고 있는 등산이라면 그 인물의 평균 등산 페이스 그래프라던지 얼마든지 정보는 넘쳐납니다.

하다못해 직장인의 뭔가를 해결해 주는 서비스라고 한다면 출퇴근에 소요되는 거리와 시간은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는 대부분의 퍼소나에 가급적이면 연봉과 같은 정보들도 꼭 넣어보라고 권해줍니다. 초반에 여러분에게 동기를 심어주기 위해 연봉과 지출금액에 대한 예시를 들어준 것처럼 돈(예산)에 대한 부분은 그 사람의 삶을 빠르게 짐작케 하는 지표가 되니까요.


'그래서 이 가상의 인물은 등산에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이 얼마나 된대? 차는 있어?'

이 단순한 질문에 답변만 되더라도 이 인물이 갈 수 있는 산의 범주와 등산의 형태, 그리고 갖출 수 있는 장비와 소비형태가 극단적으로 바뀌게 될 겁니다.


그러니 핵심 요소 5개에서 멈추지 마세요, 여러분이 고민하고 이렇게 붙여나가는 살 하나하나가 평가관은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에 몰입하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가 됩니다. 쉽게 생각하세요, 지금 여러분은 드라마/영화 설정을 짜고 있는 거고 얼마나 설정이 탄탄하느냐에 따라 관객의 몰입도는 달라진다고 말이에요.



퍼소나에도 역시 두괄식

여러분 포폴의 사용자인 평가관에 대한 배려를 놓지 마세요. 아무리 설정이 탄탄해도 모든 내용을 해석하고 이해하라고 하면 정말 힘들어요. 그럴 때를 위한 두괄식!


위 퍼소나 예시에는 빠져 있지만 전 가급적이면 이 사용자가 달성하고자 하는 메인 니즈를 이 가상의 인물이 이야기하는 문장으로 구성해서 가장 위에 가장 크게 써주라고 권하곤 합니다. 마치 데스크 리서치의 Main Sentence처럼요.

그리고 이 문장은 사실 여러분이 데스크 리서치에서 던진 핵심 문제에 대한 대답이 될만한 내용이면 더욱 훌륭할 거예요. 


이렇게까지 한다면 탄탄한 퍼소나 설정과 이 인물이 가장 큰 욕구를 가지고 있는 핵심 니즈까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배려가 됩니다. 바쁜 평가관은 이런 포트폴리오가 기특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방법론에도 이해가 깊고 평가관인 나까지 배려하는 지원자도 있었네? 대체 이 친구는 누굴까?



다음 글, 고객의 시나리오를 이해할 수 있는 고객 여정 지도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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