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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Sep 21. 2022

가능성으로 점철된 UX 프로젝트의 결말

문제 정의로부터 출발하는 게 합리적인 UX

여러 프로젝트를 접하다 보면 가끔 안타까운 경우가 몇몇 있는데, 그중에 가장 큰 경우는 가능성으로 출발하여 시작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UX접근은 문제로부터

대부분의 실무 프로젝트의 UX는 기본적으로 고객/사용자가 겪는 문제 또는 Pain Point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수립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야만 문제라는 명확한 근거를 통해 논리적인 업무를 추진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서도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동아리 활동 같으면 문제로 출발하지 않는 공동 과제를 하더라도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있기에 그것 만으로도 의미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회사는 어디까지나 성과 중심의 조직, 업무를 추진했다면 결과를 통해 업무 성과를 평가하기 때문에 예측이 가능한 문제로부터 출발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가장 큰 다른 요인은 자원(Resource)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 어떤 성과가 나올지 모르는 순수한 기대심 만으로 회사의 자원을 소모한다? 굉장히 무모하죠.


그렇기에 문제에 대한 정의 없이 가능성 만으로 접근한 프로젝트를 보면 '이 친구는 머릿속이 꽃밭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대체 이런 근거 없는 결론은 어떻게 튀어나오는지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가능성으로 출발하는 프로젝트란?

여러 친구들에게 데스크 리서치를 시키면 최신의 MZ트렌드를 리포팅하는 '캐릿' 같은 사이트에서 인사이트를 발췌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대학내일을 출판하는 매거진에서 최신의 트렌드를 분석해서 리포팅하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데, 사실 저는 여기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는 독약과 같다고도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곳에 가면 최신의 트렌드를 잘 리포팅해주기는 하지만, 현상 그 자체에 대한 해석을 해줄 뿐이지 사용자들이 어떤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무언가의 트렌트가 형성되고 있는지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 소비문화에 대한 특이한 문화를 리포팅하는 컨텐츠인데, 편의점을 왜 가는지에 대한 분석들을 보면 어떤 것들을 하고 싶고, 어떤 것들을 원하고 있다는 새로운 고객들의 욕구는 상당히 상세하게 다뤄져 있지만(가능성) 반면에 왜 기존의 커머스에서는 이런 게 왜 충족되지 못했는지, 어떤 불만에 대한 대안으로 표출된 건지(문제)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만약 경험이 풍부한 경력자라면 이런 자료를 보면서도 기존의 유통 인프라나 유통 채널마다의 제품의 성격이나 특성 등을 개략적으로 알고 있다면 나름의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워 검증하기 위해 다른 자료를 찾아볼 수도 있겠죠. 그런 분들한테는 정말 쓸모 있는 자료가 될 거예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나 주니어들은 이 현상과 가능성에 함몰되어 버리기 십상입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이런 주제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새로운 편의점 구매 문화를 충족시키기 위한 편의점 상품 정보 공유 앱


이렇게 줄거리를 잡아놓고 저 캐릿의 기사 같은 내용들을 데스크 리서치로 채워 넣습니다. 나름 그럴싸해 보이나요?


저는 전혀요.

이게 일시적인 현상인지 기존의 어떤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생겨난 현상인지 이런 논리구조로는 보일 수가 없거든요 저는 이런 걸 두고 '문제의 정의 없이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가능성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말합니다.


이건 비단 캐릿을 참고해서 데스크 리서치를 한 것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논리 전개로 가져오는 모든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예요. 가능성은 존재하기에 그럴싸해 보일 순 있어도 그 가능성의 규모와 형태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자료도 부족하기 때문에 입체적인 어피니티 다이어그램(Affinity Diagram)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논리적 개연성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어요.


여러분의 포폴을 통해 평가관이 보고 싶은 것은 어떻게 생각하고 분석할 줄 아느냐를 보고 싶은 거지, 그저 현상 그대로를 UI로 옮겨놓는 건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그러니 프로젝트를 하면서는 꼭 명심하세요.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모호한 가능성만으로 시작하지 마세요,
반드시 문제를 중심으로 출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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