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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일스톤 경제 Nov 11. 2018

조기 은퇴 그리고 노후준비

40대에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

파이어족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고학력, 고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캠페인으로서 극단적인 저축과 절약을 통해 적어도 40대에 100만 달러(약 11억 2천만원)를 모아 조기 은퇴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파이어족'이라고 부른다.


'FIRE'는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은퇴' (Retire Early)를 추진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다.


특히나 미국의 젊은 엘리트 직장인들 사이에서 급속히 생겨났으며, 팟캐스트 방송 등에서도 근검절약의 노하우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성취감이 없는 직장에 대한 불만과 사회보장제도의 붕괴, 경제적 불황 속에서도 좀 더 안정된 생활에 대한 열망"이 파이어 운동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한다.
부모세대들이 준비 없이 은퇴한 뒤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본 젊은이들이 파이어 운동의 주축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일에 대한 불만족도, 높은 실업률, 경제적 불확실성의 확대 등의 사회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그저 다른 나라 얘기는 아닐 듯하다.


이들의 절약과 저축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절약 수준이 아니다. 정말 극단적인 절약과 저축을 강행하며 수입의 70% 이상은 무조건 저축이나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재테크 열풍과는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재테크는 나의 자산에서 재테크 활동을 통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자 함이라 한다면, 파이어족은 남들보다 많은 부를 축적하기보다 조금 덜 먹고 덜 쓰더라도 조기 은퇴가 주목적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그들은 조기 은퇴를 통해 남들보다 일찍 걱정 없는 편한 생활과 노후의 걱정을 덜하기 위함인 것이다. 고액의 연봉을 받기 위해 매일 야근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만일 40대에 굳이 은퇴를 하지 않더라도 준비를 다 해놓고 본인의 일을 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도 생각해본다.


굳이 젊은 나이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나 재미들을 포기하면서까지 조기 은퇴를 준비해야 하냐는 반론, 조기 은퇴에 필요한 금액도 저소득층 직장인들에게는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모으기 쉽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의 한 변호사가 40대에 200만 달러를 모으기 위해 자린고비 같은 생활을 감행하고 있다는 스토리가 기사에 나왔지만, 애초에 소득이 적은 이들이나 서민들에게는 그것이 가능한 것이냐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50대 아니 누구나 은퇴한다는 60대에는 은퇴 후에도 먹고 살 걱정은 덜하도록 준비해놔야 하지 않을까. 100세 시대라고들 얘기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들에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100세, 아니 80세 이상까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큰 무리 없이 살게 되는 시대가 현실화된다면 누군가에게는 오래 사는 것도 더 이상 축복이 아닐 것이다. 젊은 날 몇 년의 행복이 그 후 몇십 년의 불행이 되지는 않게 해야 할 것이다.

보통 20대 후반에 정식 취업하고 60세가량에 은퇴하게 된다면 30년 정도의 기간 동안 소득이 있는 것인데 은퇴 후에 40년을 더 살아가게 된다면 무소득으로 살아가는 기간이 더 길어지는 셈이다. 65세부터 월 250~300만원정도의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은퇴 시에 최소 7~8억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월급은 오르지 않고 집값은 끊임없이 치솟고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은 늘어나고 이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어 기댈 곳이 없는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 파이어족 열풍은 결국엔 살아남기 위함이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함이 아닐까?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각자의 삶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것은 동일하다.


젊을 때부터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여러 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원하는 그림을 그려나가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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