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습관 하나만 바꿔도 모두가 즐거운데...

by 밀밭여우

오전 6시 30분,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일주일에 세 번 새벽 요가를 하는 시간이다.

몇 년째하고 있는데 그동안 이런저런 사정으로 선생님이 여러 번 바뀌었다.

내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요가쌤이 지금껏 거쳐 간 어느 선생님들보다 가장 잘 가르친다.

그래서 가급적 오래 이 수업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쌤의 출근 시간이 항상 5분 내지는 10분 정도 늦는다는 거다.

새벽 시간이라 차는 안 막힐 터이니 넉넉하게 잡아도 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사는데,

겨울에는 가끔 시동이 안 걸려서 결근하거나 이중 주차한 차주가 차를 늦게 빼줘서 지각한다거나

때론 신호에 자주 걸려서, 혹은 차가 막혀서 등등의 이유로 항상 지각을 한다.


누구에게나 늦는 이유는 언제나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초행길이 아니라면 도로 사정은 평균적으로 어떻다는 걸 알게 된다.

그동안 이곳을 거쳐간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수업 시작 전에 도착해 조용히 혼자 명상을 하고 계셨다.

나는 항상 10분 전에 도착하는데 가보면 어김없이 선생님이 먼저 와 계셨기 때문에

선생님이 요가 교실 문을 열고 우리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흐믓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쌤이 다른 건 다 맘에 들지만 지각하는 것 하나 때문에 하루의 시작이 즐겁지 않다.


나도 예전엔 정말 지각을 밥 먹듯이 했었다.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약속 시간도 걸핏하면 늦곤 해서 친구들한테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는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 줄 몰랐다. 진심!

나는 늘 지각하는 사람이어서 기다리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등산 모임을 나가게 되었는데 나보다 다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은 늦기는커녕 30분이나 일찍 도착하는 통에 아무리 서둘러 가도 매번 나만 죄인이 되곤 했다.

나보다 연세가 높으시니 아침잠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체력 단련을 위해 산에 가시는 열정이 있는 만큼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으려는 배려심 또한

대단했기 때문이라는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 스스로 노력해서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사실 평소보다 출발을 5분, 10분만 일찍 나서면 충분히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

그걸 반복하다 보니 요즘은 내가 10분 먼저 도착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조금만 일찍 도착하면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지 않으니

서로 웃는 낯으로 인사하게 되어 하루의 시작이 즐거워진다.


요가쌤도 분명 예전의 나처럼 자신의 지각이 잘못된 습관이란 걸 아직 깨우치지 못해서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내 경험담을 얘기하자니 그것 때문에 맘이 상해서 강습을 그만둘까 봐 말도 못 하겠다.

언젠가는 스스로 깨우칠 날이 오겠지... 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밖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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