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서평] 우리가 끝이야.

< 사는게 힘들 땐, 그냥 헤엄쳐~ >

by 밀밭여우

[우리가 끝이야]

이 책은 작가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세상의 많은 여성들이 남편의 폭력으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이것을 어떻게 끊어내야할지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콜린 후버의 책은 몇달 전에 읽었던 [베러티] 이후 두번째로 읽은 책이다.

지나치게(?) 자세한 성적 묘사와 닭살 돋는 내용의 로맨스, 스릴러적인 삼각 관계 등으로

막장 드라마 같았던 [베러티]에 대한 기억이 별로 안좋았기에

이 책을 읽기가 선뜻 내키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게 된 이유는 책 뒷날개에 적힌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하는 책이다. ' 라는 응원의 말 때문이었다.


반드시...?

이렇게 까지 간곡한 응원이라니...대체 뭐가 있길래?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펼쳤다.


역시나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로맨스물이다.

게다가 10대 소녀시절부터 시작되는 낯간지러운 청춘의 아픈 연애담과

가정폭력이라는 불편한 소재까지...읽는 내내 즐거움 보다는 가슴 답답함을 더 느꼈다.


그런데 콜린 후버라는 작가는 [베러티]에서도 느낀거지만 묘하게 글을 맛있게 쓴다.

내용은 딱 3류 소설인데, 표현 방식이 편안하고, 무거운 내용임에도 위트가 있다.

그만큼 흡입력 있게 빨려 들어가듯 읽게 된다.

마치 불량식품이 내 혀를 현혹하듯 그녀의 소설은 내 눈을 붙잡아둔다.


주인공 릴리가 TV 쇼 진행자 {엘런 드제너러스}에게 편지 쓰는 형식으로 자신의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 위안을 받는 설정은 이 소설의 백미다.

* {엘런 드제너러스}는 오프라 윈프리 만큼이나 유명한 미국 TV쇼의 실제 진행자라고 한다.


특히 속마음을 드러내거나 상황을 강조하고 싶을 때 볼드체로 써서

(원작도 그렇겠지? 설마 번역만 그렇게 쓸리가...)

내 눈에, 내 심장에 그 문장을 콕~! 박아 넣어 준다.


게다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명언(?)이 간간이 나타나

내 호흡을 잠시 진정시키고 그 문장을 음미하게 만든다.



“이 세상에 나쁜 사람 같은 건 없어요.

우리 모두 가끔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일 뿐이예요.”

p29



바로 이런 문장!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성경 구절이 저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실제로 우린

뭔가 잘못한 일에 대한 분노보다

잘못한 일을 한 사람에 대한 분노가 더 크지 않은가.



“사는게 힘들 때 뭘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

…..그냥 헤엄치는거야.

그냥 헤엄쳐.

그냥 헤엄치라고.

계속, 계속.”

p186


주인공 릴리가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를 보고

거기에 나오는 이 대사를 여러번 반복해 말하는데

이 문장은 소설 전체를 이끄는 주제가 된다.



그가 맞아본 파도 중 가장 큰 파도가 저였다는 걸 알려주는 거였어요.

제가 너무 많은 걸 가지고 와서 바닷물이 빠져나간 뒤에도

제가 남긴 자국은 언제나 남아 있을거라고요.

p282


이 문장은 소설의 마지막을 어떻게 매듭 짓는지에 대한 복선이 된다.

그리고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하는 이유를 알게 만든다.


* 영화로도 제작되어 2024년에 개봉했다는데

아직 영화는 안봤다.




제 목 : 우리가 끝이야

저 자 : 콜린 후버

출 판 : 위즈덤 하우스

발 행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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