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추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연금술사의 파울로 코엘료 >

by 밀밭여우

‘미쳤다’

요즘 이 단어가 왜 이렇게 자주 들리는지…

방송에서 조차 ‘미쳤다 ‘는 표현을 참 많이 쓰길래

진짜 그 뜻이 궁금해 국어사전을 검색해 봤다.

그동안 정신 이상자를 뜻하는 부정적인 의미로만 생각해서 미쳤다는 표현을 들을 때마다 불편했었는데

‘사람이나 사물, 현상 따위가 어떤 범위나 한계를

뛰어넘어 아주 대단하다는 뜻을 지녔다’

<국어사전>

단어 하나에 여러 가지 뜻이 담겨있음을 간과한 채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우물에 갇혀있다가

[연금술사]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고

미쳤다는 진정한 의미에 비로소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 책은,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미수에 그친

20대 여성 베로니카가 정신병원에서 지낸

일주일 동안 겪는 좌충우돌의 시간을 담은 소설이다.

< 주요 등장인물 >

* 베로니카 (20대 여성)

삶에서 기대했던 모든 것을 마침내 얻게 되었을 때,

그녀는 매일 뻔한 자신의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결론으로 죽기를 결심했지만 미수에 그친 채 정신 병원에 실려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심장에 무리가 와

며칠 내로 죽을 거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뒤

비로소 삶의 의욕과 죽음 사이에서 번뇌한다.

* 제드카 (중년 여성)

몸과 영혼이 분리되어 ‘천체여행’을 경험하는 우울증 환자로

영혼의 존재에 대한 탐구와 신비주의에 관한 독서를 많이 하며

베로니카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준다.

* 마리아 (중년 여성)

한때 잘 나가던 변호사였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공황장애로 인해 입원하고 이혼당했다.

3년이 지나 병은 나았지만 다시 바깥세상에 나갈 용기가 없어 병원에 계속 머물러 지낸다.

그녀는 이미 직업도 가정도 다 잃었고 정신 병원에서 퇴원한 사람을 사회가 다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에뒤아르 (17세 소년)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외교관이었던 아버지의 기대와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한 자책감에 빠져 자신만의 세계로 숨어버린 정신분열증 환자다.

그런 그가 베로니카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 이고르 박사 (정신병원 원장)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물질 - 비트리올 - 을 제거하는 치료법을 연구 중인 의사로, 베로니카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이미 병이 다 나았지만 여전히 병원에 머물기를 원하는 환자 아닌 환자들을 위한 모임 '황제 클럽'을 만들어

그들이 바깥세상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 책을 읽으며 느낀 점 >

우리가 속한 세상에서는

타인의 시선, 가족의 기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현실의 규칙에 얽매어 우리들 자신을 억압하고 구속하지만

정신병원에서는

누구든 정신이상자로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생각하는 모든 것을 말하고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과연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는데,

제드카의 말에서 다음과 같은 답을 얻게 된다.

“미친 사람이란 자기 세계 속에서 사는 사람이야.

다시 말해 뭇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이지.

하지만 아인슈타인, 콜럼버스, 에드먼드 힐러리, 비틀스… 그들도 역시 그들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았어.”

p54~55

타인의 기준에 맞추어 사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만의 신념과 목표를 갖고

자기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이며

그것이 곧 미친 행위임을 역설한다.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실제로 청소년기에 세 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경험이 있다고 한다.

베로니카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감동을 받는17세 에뒤아르는 아마도 코엘료 자신의 모습을 반영시킨 듯하다.

에뒤아르가 베로니카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잊고 지냈던 자아를 되찾듯,

베로니카 또한 에뒤아르를 통해 그동안 틀 안에 갇혀 있던 내적 욕망을 분출하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비로소 인정한다.

연금술사에서 주인공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 떠났던 여정 그 자체가 진짜 보물임을 깨우치 듯,

베로니카 역시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곧 생의 가장 큰 선물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은 이고르 박사의 빅픽처(Big Picture)라는 비밀이 숨어 있었음을 알리는

은근한 반전이 있어 나를 전율케 했다.

결국 사람은 혼자만의 세상을 사는 것 같지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서로 영향을 끼치며 사는 존재다.

다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구속이 될 수도,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될 수도 있다는 삶의 양면성을 깨우치게 하는 소설이다.

그래서 베로니카는 결국 죽었을까?

궁금하다면 당신도 읽어보시길~

흥미진진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가독성 또한 좋아서 강추!!^^*




제 목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저 자 : 파올로 코엘료

출 판 : 문학동네

발 행 : 2022. 0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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